'두쫀쿠‘(두바이 쫀득쿠키) 열풍이 유통가로 확산되며 제품 판매를 넘어 원재료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두쫀쿠는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중동식 면)와 피스타치오 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코코아 가루를 섞은 마시멜로로 감싸 속은 바삭하면서도 겉은 쫀득한 떡의 식감을 구현한 디저트다.
지난해 9월 온라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두쫀쿠는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SNS에 관련 사진을 올리면서 선풍적인 유행으로 번져 현재는 품귀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요 매장에서는 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 줄이 몇 시간씩 이어지고, 관련 재료는 입점과 동시에 품절이 반복되고 있다.
수요 급증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재료는 사재기와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급 업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판매하기 위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재료를 구매한 뒤 중고 거래 플랫폼에 되파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두쫀쿠 재료 주문이 폭주하면서 관련 업체 매출은 급증했지만 일부 품목의 가격이 급등하는 이른바 ‘두쫀쿠발 인플레이션’ 때문에 소규모 자영업자는 제품 생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가 두쫀쿠 인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초부터 19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마시멜로 매출은 289.2% 증가했고, 피스타치오는 174.9%, 코코아 파우더는 125.7%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열기는 확인된다. G마켓 자체 집계에 따르면 마시멜로 판매량은 전달 대비 약 20배 증가했으며, 카다이프는 4배, 피스타치오는 1.6배 늘었다. 이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욱 가파르다. 마시멜로는 115배, 카다이프는 17배, 피스타치오는 10배 각각 판매량이 늘었다.
이 같은 가격 상승과 품귀가 이어지자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DIY 키트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쿠팡과 G마켓에는 이달 초부터 두쫀쿠 DIY 키트를 출시했고 이마트 역시 다음 달 중순 두쫀쿠 DIY 키트 1만 개를 한정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두쫀쿠 열풍의 배경으로 SNS 인증과 '불황형 소비 속 작은 사치'가 주는 만족감을 꼽는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되,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삶의 만족도를 선택하고 있다.
또한 크룽지(크로와상과 누룽지의 합성어), 도너스와 츄러스를 결합한 도나츄러스, 두바이 초콜릿 등 최근 유행하는 메뉴들의 공통점은 ‘완전히 새로운 맛’이 아니라 이미 익숙한 맛의 조합이라는 점이다.
소비자는 “먹어본 맛일 것 같다”는 기대 속에서 실패 가능성이 낮은 선택을 한다. 이는 불황 속 지갑을 열며 손실을 회피하려는 성향과도 맞닿아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소비자는 ‘실패할 수 있는 선택’을 피하고 1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기분 전환을 제공하는 ‘작은 사치’를 택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두쫀쿠 사례는 SNS 기반 소비 트렌드가 단기간에 특정 상품과 원재료 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불황 속 소비는 사라지지 않고 형태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쫀쿠의 인기는 편의점에서도 신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배달의민족이 픽업한 배달 건수 또한 지난 12월보다 321% 급증했다. 또 유명한 가게를 찾는 두쫀쿠 지도가 인기를 끌고, 제과 업계에서도 관련 후속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는 "새롭지만 안심되는 선택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또다른 인기 품목이 지역 시장과 유통가에 단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성은숙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