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위치한 문화공간 갤러리바다는 이번 달 두 개의 전시로 관객들과 만난다.
방윤진 작가의 개인전 'Emotions remain—or fade'로 시작의 문을 연다.
이번 전시는 장애예술인 전시 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감정의 지속과 소멸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회화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한순간의 강렬한 감정보다 시간이 지나며 남거나 사라지는 감정의 흔적에 주목한다.
전시장에 놓인 화면들은 특정한 형상이나 서사가 아닌 색과 터치로 구현되는 미묘한 긴장과 호흡으로 감정이 머무는 방식과 흩어지는 순간을 시각화한다.
이에 작가는 설명하려 하는 것이 아닌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말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에 초첨을 맞춘다.
거친 붓질과 스크래치의 흔적들로 가득한 작품은 서로 다른 밀도의 색면들이 만들어내는 균형 속 서로의 경계를 넘나드며 하나의 공간으로 스며든다.
감정이 쌓이고 지워진 시간의 기록을 따라 화면 위에 남아있는 자국들은 기억처럼 또렷하기도 하고 때로는 희미하게 사라진다.
추상적인 화면은 막연함에 머물지 않고 절제된 구성과 계산된 여백 속 저마다의 질서를 유지한다.
우연과 직관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루는 태도는 감정이 남아 있을지,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순간을 붙잡으려는 작가의 시도와 닮아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서로 다른 생태를 품고 있지만 공통된 정서의 흐름을 바탕으로 한다.
관람객에게 '무엇을 그린 그림인가'라는 질문 대신 '지금 무엇이 남아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보는 이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상기시킨다.
이번 전시는 명확한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보다 감정의 자유로운 울림이 머무는 자리를 마련한다.
해석의 공간을 비워두고 관람객에게 내어주는 자리는 남아 있는 감정과 사라져 가는 감정 사이의 여백 속에서 채워진다.
이외에도 3인의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이 진행돼 서로 다른 작업 세계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감정의 순간 속으로 이끄는 이번 전시는 오는 9일까지 갤러리바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