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에 '사무장병원'이나 '면허 대여 약국' 등 불법 의료행위를 단속할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사경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수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일 건보 인천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사무장병원'이나 '면허 대여 약국' 등 불법 의료행위로 인한 재정 누수 규모는 2조 9162억여 원에 달하며, 징수율은 8.79%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누수 규모가 연간 약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는 사무장병원과 면허 대여 약국 등 불법 의료행위는 건강보험 재정을 잠식할 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까지 위협한다고 강조한다.
현행 단속 체계는 사회적 이슈나 중대 범죄가 우선 수사 대상이 되면서 사건 처리에만 평균 11개월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단속 기간 동안 증거 인멸이나 재산 은닉이 발생해 실질적인 환수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게 건보측의 설명이다.
건보는 특사경 도입 시 수사 착수부터 송치까지의 기간을 단축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고 재정 누수 차단 효과도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
건보 측은 “특사경 조직을 기존 업무와 분리해 이사장 직속의 독립 조직으로 운영하고, 검사의 수사지휘와 감독을 받도록 해 권한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사경 지명 역시 복지부 장관의 추천과 관할 검찰청 검사장의 승인 후 직원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져 수사 범위를 벗어난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나 지명 철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의료계는 특사경 도입이 과도한 권한 부여라며 반발하고 있다. 행정기관이 수사권을 갖게 될 경우 의료기관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나 권한 남용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측은 "의료계 반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이미 전문성을 갖춘 경찰 인력이 존재하는 만큼 별도의 수사권 부여는 부적절하다"면서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을 직접 수사할 경우 계약 당사자를 넘어 수직적 감독 관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보는 특사경의 수사 범위가 사무장병원과 면허 대여 약국 등 불법 개설 기관으로 한정되며 일반 의료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수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정욱 건강보험 인천경기지역본부장은 “특사경 도입은 불법 개설 의료기관으로 인한 재정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권한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단속 공백도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건보에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건보공단에 40명 규모의 특사경 지정을 지시하며 제도 도입에 힘을 실어 주었고, 현재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 경기신문 = 김태호·장진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