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대신 보복…경기지역 ‘보복대행 범죄’ 확산

2026.03.05 14:15:42 4면

온라인 메신저 통해 의뢰·실행 연결…동탄·군포 등 사례 잇따라

최근 경기지역에서 금전을 받고 타인의 집이나 재산을 훼손하는 이른바 ‘보복대행’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수사와 예방 대책 강화에 나섰다.

 

온라인 메신저와 익명 플랫폼을 통해 의뢰와 실행이 이뤄지는 방식이 늘어나며 새로운 범죄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화성 동탄에서는 돈을 받는 대가로 특정인의 아파트 현관문에 오물을 뿌리고 래커로 낙서를 하는 등 보복성 범행을 저지른 20대 A씨가 붙잡혀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온라인을 통해 범행을 의뢰받은 뒤 지난 4일 오전 8시 30분쯤 아파트 현관문에 래커칠을 하고 음식물을 투기하는 등 재물손괴와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포에서도 20대 남성 B씨는 지난 2월 24일 오후 11시 30분쯤 군포시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현관문에 빨간색 래커로 낙서를 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협박 유인물 10여 장을 붙인 혐의로 검거됐다.

 

B씨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 채널에서 이른바 ‘흥신소 일거리’를 찾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대가는 약 6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로 지급받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평택에서도 보복대행 사건이 발생했다. 평택경찰서는 공동주거침입과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하고 30대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7일 새벽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자의 집 현관문에 된장과 물엿 등을 섞은 이물질을 뿌리고 명예훼손성 유인물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범죄가 개인 간 분쟁이나 채무 갈등 등 사적 보복을 대신 수행하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행자와 의뢰인이 서로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 범행 추적이 쉽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또한 보복대행 범죄는 재물손괴나 협박, 명예훼손 등 단일 범죄에 그치지 않고 주거침입이나 공동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사회적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사건에서는 범행 지시자와 실행자 외에도 중개 역할을 하는 인물이 개입하는 등 조직적인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 익명성이 강화되면서 보복대행 범죄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흥신소나 사설 심부름센터를 통해 이뤄지던 보복 행위가 최근에는 SNS와 메신저를 통해 쉽게 연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청년층이 이를 단순 아르바이트로 인식하고 범행에 가담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낙서 알바’, ‘심부름 일자리’ 등의 이름으로 범행 실행자를 모집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 장난이나 심부름 수준이 아니라 명백한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한다.

 

범행 유형에 따라 재물손괴와 협박, 명예훼손, 주거침입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범행을 지시한 의뢰인 역시 교사범이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받고 타인의 재산을 훼손하거나 협박 행위를 대신 수행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라며 “온라인을 통한 보복대행 범죄가 확산되지 않도록 수사를 확대하고 관련 플랫폼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김태호 th124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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