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미·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14일째 진행 중이다.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의 피해가 막심하고 하메네이 등 지도부가 제거됐지만, 미사일·드론을 사용한 반격으로 중동 전역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확산됐다. 또 정유·저장 시설 파괴와 호르무즈 봉쇄 위협으로 두바이산 유가가 50% 이상 앙등하고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미 중동 지역에 근 4만 명을 주둔해왔던 미국은 이번 전쟁을 위해 2개 항모강습단과 F-22·F-35·F-15 원정비행단, 방공여단 등 2만여 명을 추가 배치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각종 지대지미사일 외에 벙커버스터·정밀유도폭탄 등이 투하되고,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사드·패트리어트, SM-3 등 방공무기가 동원됐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미국은 초기 100시간 동안 2천여 발 미사일과 폭탄 등을 사용했고 전비(戰費)는 약 37억 달러(5.5조 원)가 들었다.
미·이스라엘의 공습 지속에 무기 발사대와 생산공장이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이란 반격의 규모와 횟수는 크게 줄었지만 아직 계속 중이다. 개전 이래 미국은 사드 40여 발과 패트리어트 90여 발을 소진했고, 이는 비축량의 30~40%로서 소모 속도가 지속될 경우 수주 내 고갈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본토뿐 아니라 동맹국에 기배치된 전력으로 한국에서 사드와 패트리어트, 일본에서 패트리어트와 SM-3 탑재 구축함, 독일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긴급 차출하여 중동에 재배치하고 있다. 사태 악화시 일부 동맹국의 직접 군사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10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이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국무회의에서 “미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른 일부 방공무기 반출에 우리 정부가 반대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를 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이라고 먼저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 전력의 이동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을 압도하는) 우리의 대북억제 전략에 근본적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며, “미군 자산의 유연한 운용은 역설적으로 우리 군의 독자적 방어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 즉 자주국방의 가치를 재강조했다.
정부의 대처와 설명은 적확하다고 본다. 해외미군의 이동 문제가 불거진 후 첫 합의인 2006년 한미 전략대화 공동성명에서 “한국은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를 이해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하며, “(이행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분쟁에 연루되지 않아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명시했다. 중동행 무기 반출 협의에서 우리는 대체전력의 확보 명분에도 계속 반대하긴 힘들었을 것이고, 자체 억제력으로서 핵잠 개발, L-SAM 조기 배치와 버전업 등이 시급해졌다.
마침 3월 19일까지 한미연합 군사연습 ‘프리덤실드’(워게임)와 야외기동훈련(FTX)이 진행되고 있다. 연례 방어훈련이고 규모와 외부 참가병력이 줄었지만 북한의 날선 반응이 그대로여서 남북관계에서 늘 긴장된다. 우리가 주한미군 장비의 외부 반출을 책임감있게 용인한 만큼 미국도 우리의 전략적 요구인 자주국방과 전작권 전환을 보다 대범하게 지원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