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강 얼어도 안양천은 얼지 않는 이유

2026.03.17 17:15:36 6면

 

“매서운 추위에도 안양천은 왜 얼지 않을까?”

 

깔끔하게 공원화 된 안양천변을 걷고 뛰고 자전거로 달리는 많은 시민 중 일부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안양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하천인 안양천과 학의천은 한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상함을 느끼는 것이다. 안양 지역은 지난 1월 3일과 22일 최저기온이 영하 13도를 기록했다. 같은 달 23일에도 영하 14도까지 떨어져 올 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그즈음 한강은 한파로 결빙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안양천과 그 지류는 얼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이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안양의 하천은 그보다 더한 추위에도 얼지 않은 지 꽤 됐다.

 

석수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재이용수를 끌어 올려 다시 흐르게 하면서 자연에서 그대로 흐르는 물보다는 다소 온도가 높은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략 석수하수처리장 확장공사가 끝난 2009년 본격적으로 시작해 벌써 17년이나 됐다. 그 이전엔 혹한기에 안양천도 얼어 있었다.

 

90년대 까지 악취가 심하고 생명이 살 수 없던 안양천의 생태환경이 살아난 이유 중 하나는 처리된 하수의 재이용이었다. 

 

폐수를 그대로 버리던 안양천변 업체들을 단속하고 폐수처리를 위한 설비를 갖추게 한 것은 기본이다. 석수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한 물을 다시 상류인 인덕원이나 호계동으로 펌프와 파이프를 통해 올려보내 다시 흐르게 한 것도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일단 그대로 두면 ‘건천화(乾川化)’가 진행돼 마른 하천이 돼 버리는 안양천과 지류를 살리기 위해선 수자원이 필요한데 자연 속에서 얻는 비나 지하수로는 그 양을 모두 댈 수 없었다. 

 

 

 

 

 

재이용수는 하천 둔치에 매설된 관로를 따라 호계3동 구 군포교 상류(이동 경로 11.68km), 인덕원동 인덕원교 상류(4.14km), 석수1동 마애종교 상류(1.30km)에서 유입되고 있다.

 

석수하수처리장에서 지난해 11월 17.6도, 12월 14.3도의 평균 수온을 기록한 이 물을 하루 평균 안양천에 1만 5465톤, 학의천은 1만 3477톤, 삼성천에는 1만 4165톤 씩 방류하고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안양천 호계교에서 같은 기간 수온을 측정한 결과 각각 15.7도, 5.6도를 나타냈다. 재이용수의 방류가 하천 온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강수량이 줄어, 하천에 유입되는 자연수도 감소하면서 재이용수의 비율이 높아져 수온이 더 상승한다.

 

안양천과 학의천에는 유지용수로 재이용수만 쓰이는 건 아니다. 인덕원역과 범계역사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도 펌프를 이용해 1999년 12월부터 안양천과 학의천으로 흘려 보내고 있다. 이 양만 해도 안양천에 1680톤, 학의천에 3720톤으로 적지 않다.

 

 

 

일각에선 재이용수를 쓰지 않고 자연수로 더 깨끗한 안양천을 만들고 그 안에서 물놀이도 다시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천변 산책을 자주 한다는 한 시민은 “자연수 유입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 아이들이 꽁꽁 언 하천에서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면서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되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천화가 많이 진행된 현 상황에서 인공적으로 재이용수라도 공급하지 않으면 마른 하천이 되면서 수질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고도처리와 물의 이송 등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 있다. 재이용수를 상류로 끌어올리는 배관의 결함과 고장이 생길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환경적 문제는 아직 논쟁 중이다. 부영양화가 우려되고 있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이용수 방류로 하천 부영양화가 우려되긴 하지만,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하천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이 건강하게 조성,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송경식 기자 ]

송경식 기자 kssong0201@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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