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등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인천 지역 실물경제와 수출입에 가시적인 타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인천항의 핵심 수출 품목인 중고차 분야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월 인천 산업현황에 따르면 전국 중고차 수출 물동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항은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6년 1~2월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은 약 7만2천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비아, 요르단 등 주요 수입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전쟁 위험 지역에 포함되면서 선박 운항 지연과 우회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향 수출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류비 상승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 해상 경로 우회로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전쟁 위험 할증료까지 더해지면서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차 수출은 현지 도착 후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많아 운송 지연 시 지역 중소 수출업체들의 자금 회전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지역 제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 산업의 핵심인 남동국가산업단지는 자동차 부품과 기계 업종 비중이 높아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민감한 구조다.
2025년 말 기준 남동산단 가동률은 60% 중반대로 하락했으며, 특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관세 리스크와 물류비 상승이 겹치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기계·자동차 부품 업종은 중동향 중고차 수출 감소와 맞물려 하청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석유화학·철강 부문 역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으로 생산 단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며 생산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등 산업 간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는 중동 리스크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 지원에 나섰다. 시는 총 500억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해 최근 1년 이내 중동 수출 실적이 있는 중소기업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5억 원 한도, 대출 이자 2.0%포인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물류 차질 대응을 위한 긴급 물류 바우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선정 기업에는 해외 물류비를 비롯해 해외 마케팅, 인증 획득, 시장 조사 등에 기업당 최대 5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이 이뤄진다.
시 관계자는 “유가 및 물류비 상승이 지역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동 사태 대응 TF’를 구성해 물가와 석유 가격을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물류 바우처 확대 등 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박영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