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추억의 'MT 1번지' 대성리, 가족여행지로 변신 모색

2026.04.23 18:43:07 1면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는 '엠티(MT) 1번지'로 불릴만큼 인기 있는 '청춘'과 낭만'을 대표하는 야유회 장소였다. 민박집 좁은 방에서 대학생들이 모여 밤을 새워가며 이야기 꽃을 피웠던 곳으로 유명하다.

 

청평댐 하류 총 8만여 평의 유원지로 북한강 기슭이 성곽처럼 이어져 있어서 대성리라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곳은 승용차가 드물던 때 청량리역에서 젊은이들이 싼 티켓을 끊고 완행 기차로 올 수 있는 가까운 교외였다.

 

기차로 한두 시간 안에 갈수 있는 1박 여행지여서 대성리역을 중심으로 민박촌이 형성됐다. 1980년대부터 학생들로 북적이던 이곳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말마다 역 개찰구에서 쏟아지듯 나오는 이들로 흥겨운 동네였다. 

 

하지만 최근 방문한 대성리는 차량 통행만 많고 머물러 즐기는 이들이 많지 않은 곳으로 변모해 있었다. 추억 속 대성리역은 1937년 7월 25일 건립됐다가 복선 공사로 사라져 현재 역 청사는 현대식 건물이다.

 

 

1940년대 철도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원강열 청평1리 노인회장은 "역에서 취사도구와 식재료가 담긴 상자를 든 학생들이 몰려나오던 모습이 일상이었다. 북한강 보트놀이를 할수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놀러왔다"며 "강 건너편 삼회리 초가집들이 사라지고 카페촌으로 변했다"고 기억했다.

 

가평군 공무원이었던 조정현 전 가평문화원장은 "1970년대 초 유원지가 됐고 큰돈 들이지 않아도 물과 그늘이 있어 놀기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학생들이 단체로 찾아왔다"며 "청평-대성 자전거도로 개설 후엔 강변을 따라 하이킹족들이 많이 찾았다"고 술회했다.

 

민박촌은 대형화되고 산책로나 피크닉장, 야영장 등도 갖추게 됐지만 쇠퇴해가는 중이다. 여전히 100여 가구가 민박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보다 편한 '펜션'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어서다.

 

20여 년 전까지 기타 반주에 흥겨운 노래가 들리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대성리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시기에 놓였다. 

 

민박 수요가 급감했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로 관광지로서의 개발엔 한계가 있다. 사유지가 80%에 달해 대형 프로젝트도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다.

 

민박업에 기대 살던 주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관청도 함께 활로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민박집마다 시설을 자체적으로 구비하면서 경관과 환경훼손도 심했기에 지역에선 갈등요소도 남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성리의 변신을 주문하고 있다. 민박촌 전성기는 깨끗하게 잊고 이른바 '농캉스(농촌+호캉스)'에 걸맞게 바꿔 나가면 승산은 아직 있다는 분석이다.

 

만개하는 벚꽃은 대성국민관광지의 여전한 매력 요소다. 아름다운 경관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상춘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자연자원의 잠재력은 여전함을 확인시켜 준다.

 

실제 2023년 2만 1766명, 2024년 2만 5788명, 2025년 4만 6578명으로 최근 3년 방문객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벚꽃 개화 시기를 중심으로 대성리 매력이 다시 알려진 셈이다. 개화 시기가 늦어, 보다 긴 기간동안 벚꽃 경관을 즐길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대성리 부활을 위해선 쉽진 않겠지만 일대 정비가 필요하다. 2024년 말 대성리역 강 건너 편에 수풀로 수변 녹지가 조성되면서 걷기 좋은 산책로도 생겼다.

 

일부 지역이 수변구역에서 해제돼 주민들의 재산권 회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지난해 환경부는 청평면 대성리 총 91필지(12만 5585㎡)를 수변구역에서 해제하는 내용을 변경 고시했다. 

 

해제 대상 지역은 2014년 1월 28일 이전 하수처리구역으로 편입된 곳으로, 그동안 수변구역 지정에 따라 다가구주택·공동주택·숙박업·관광숙박업 등의 신규 설치 등이 제한돼 있었다. 주민의 재산권 행사도 큰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해제로 건물 신축 및 영업활동 제약에서 벗어나게 됐다. 재산권 회복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전문가들은 대성리의 부활을 위해선 농촌다움을 찾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전성기 학생들이 도시를 떠나 대성리에 온 것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깨끗한 물가에서 놀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도심의 피로와 복잡함을 해소할 푸근한 고향같은 쉼터를 원하고 있다.

 

가평의 역사와 문화 컨텐츠도 대성리에 접목해야 한다. 대성리 민박촌의 역사도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다. 야유회와 MT 사진전을 열어 앨범에 숨어 있던 자신의 대성리 청춘을 다시 꺼내 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자·손녀와 다시 찾는 대성리로 거듭나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족 여행 코스가 되도록 가평군은 54홀 규모의 대형 파크골프장을 올해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파크골프장이 완성되면 3대(代) 가족이 꽃놀이로 놀러와 함께 추억의 닭갈비를 먹고 아이들은 부모와 산책 뒤 강변 핫플 카페를 즐기는 동안, 조부모는 파크골프를 즐기는 다목적 관광지로도 거듭날 수 있다.  

 

가평군 관계자도 "계절자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방문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건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단계적인 개선을 통해 관광지의 매력을 유지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성리의 장점을 살리면서 대표적인 수도권 숙박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을 방법은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관광지로서의 대성리로 돌아온다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광코스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 경기신문 = 김영복 기자 ]

김영복 kyb@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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