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의 구 송도매립부지 개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지역사회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는 부영 부지를 제외한 주변 지역을 먼저 개발하는 ‘송도유원지 르네상스’ 계획을 발표하며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부영 측의 본격적인 사업 추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는 부영그룹의 태도를 ‘알박기식 방치’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는 “부영이 토양오염 정화라는 법적 의무를 외면한 채 아파트 분양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며 “인천시가 사업 기한을 반복적으로 연장해 주는 것은 사실상 대기업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권 취소 등 강력한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개발 지연으로 인해 해당 부지가 중고차 야적장으로 변질되면서 도시 미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테마파크가 아니더라도 공원이나 문화시설 등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천시는 현재 ‘송도유원지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구상 중이다. 부영 소유 부지를 제외한 OCI 유수지와 송도석산 등 6개 블록을 중심으로 복합문화·관광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로 인해 개발이 단절된 ‘도심 속 섬’ 형태의 기형적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사업 장기 지연 시 인천시가 부영 부지를 강제 수용하거나 도시계획시설 지정을 해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막대한 보상비와 법적 분쟁 가능성 등으로 인해 현실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토양 정화 명령 불이행과 관련한 형사 재판과 행정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사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는 강제 수단으로는 형사 고발과 행정 처분, 법·제도 보완 등이 거론되지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는 그동안 부영그룹을 상대로 여러 차례 행정 조치를 취했으나 사업 진척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에서는 ‘토양오염 정화 즉각 이행’과 ‘특혜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부영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우선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자체의 개발 의지가 충돌하는 양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정화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벌금 수준이 낮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행 시까지 반복 부과가 가능한 강력한 이행강제금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 상당 부분이 중고차 수출 단지나 야적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사업이 무산될 경우 도시 미관 훼손과 비산먼지 등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며 “현재 벌금형 고발과 아파트 분양 제한 조치와 함께 조속한 사업 이행을 위한 법 개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