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가 다시 지역 갈등 주제로 재점화됐다.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를 겪고 있는 법무부가 출입기자단을 안양교도소에 보내 ‘일일 수용자 체험’을 진행하며 이번 논란을 키웠다. 현안 해결을 노린 법무부는 지난 15일 16명의 기자들을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시설로 잘 알려진 안양교도소 7.5평 방에 몰아 넣었다.
안양교도소는 1912년 경성감옥에서 시작해 1963년 현 위치로 이전한 60년 이상 된 시설이다. 전체 89개 동 중 34개 동이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일 정도로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정성호 법무장관도 기자들과 함께 체험에 직접 참여한 뒤 "수년 전 안양교도소를 방문한 적 있는데 전혀 바뀐 것이 없다. 열악한 시설에서 수용자의 교화와 교정이 어떻게 이뤄지겠는가"라며 "수용자가 사회에 돌아가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선 교도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한시라도 늦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관까지 나선 체험 행사를 계기로 언론에서 안양교도소 과밀수용과 노후시설 문제가 다뤄지자 의왕시가 돌연 발끈 했다. 지난 20여 년간 의왕시가 안양교도소 이전을 두고 대립해왔기 때문이다.
애초 안양교도소 노후로 법무부는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교도소 인근 안양시 호계동은 이미 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선 상태였다. 인근 주민들을 비롯해 안양시에서 교도소 재건축을 반대하고 나섰다.
불똥은 의왕시로 튀었다. 안양보다 상대적으로 여유부지가 넓은 의왕시로의 이전에 관계 당국의 눈이 갔음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결국 안양교도소 문제는 안양, 군포, 의왕 통합시 추진과도 엮이면서 지역 갈등의 주된 소재가 되기도 했다.
안양 주민들은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한 안양교도소 상황을 볼때, 그린벨트 등 땅이 넓은 의왕시에서 교도소를 받아주기를 바랐지만 의왕시는 주민은 물론이고 시 당국에서도 극렬하게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구치소가 의왕시 내에 있지만 의왕 입장에선 주민들 반대로 신설 교도소 설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법무부, 안양시, 의왕시까지 세 기관의 엇갈린 입장 속에 십여 년 전 정부는 국유지 활용방안 차원에서 안양교도소, 서울구치소, 서울소년원을 의왕시 왕곡동에 옮겨 대형 법무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통합안도 결국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을 거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 변화로 타결되지 못했다.
의왕시는 이번 법무부 체험행사를 계기로 안양교도소 이전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자 김성제 시장이 직접 나섰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직무정지를 하루 앞둔 21일 김성제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와 안양시가 그대로 밀어 붙이고 있다”면서 “의왕시와 사전 협의 없이 교정시설을 의왕시 지역으로 이전하는 계획은 의왕시민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이며 절대 용납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시장은 “예정지 인근에 모락고교와 모락중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교육환경 악화가 우려 된다”며 “이로 인해 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과 지역 사회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주민 생활권에도 악영향을 초래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양시는 이번 상황엔 뒤로 빠져 있지만 법무부가 이슈를 재점화 한 것에 대해선 반기는 분위기다. 이미 안양시는 2022년 법무부와 안양교도소 현대화 및 이전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실상 이전 추진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양교도소는 안양시 경계 끝에 의왕시와 접해 있다. 법무부는 일부 시설을 바로 옆인 의왕시 오전동 쪽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예정지인 오전동엔 모락고등학교와 모락중학교가 있는 점을 들어 의왕시에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범죄자들이 모여 있는 교정시설이 학교 인근에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 경기신문 = 이상범·송경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