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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시골학교 아이들 통학시킨 목사부부

조그만 교회 목사부부가 통학이 힘든 시골학교 학생들을 하루에 3번씩 무려 15년 동안이나 등·하교시킨 미담이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여주군 전북리 전북교회 정재호(51) 목사 부부. 이들 부부는 지난 1991년부터 양평군 강상면 세월초등학교 학생 40여명을 하루 3∼5회에 걸쳐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이 학교 출신 학생들은 노란색 승합차가 먼발치에서 보일 때면 “봉고 목사님이다”라고 외치며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가 차에 오르는 인연을 15년째 맺고 있다.
단 하루도 걸러본 적이 없는 터에 이 학교 교장이 6번이나 바뀌는 것을 봤던 이들 부부는 넉넉지 않는 생활비를 쪼개 차량유지비로 사용하며 매일같이 수십Km의 거리를 왕복했다.
정 목사의 선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3형제가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형편이 어려워지자 목욕과 옷가지는 물론 학용품까지 마련해 주어가며 양부모를 자청하고 나섰다.
더욱이 가정불화로 숙식해결이 어려운 6학년 두 형제를 3개월째 도맡아 보살피고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통학이 어려운 중·고생들도 일일이 챙겨 등·하교길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또 현장학습이 있는날 등산이라도 할라치면 여지없이 산 아래에서 파김치가 돼 내려오는 아이들을 맞으며 아이스크림과 음료수까지 손수 나눠주고 있어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곤 했다.
세월초 이오남(44) 교사는 “선행을 실천할 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분”이라며 “여느 사람 같으면 시간이 없어, 생계가 걱정돼 그만 둘만도 한데 학생들을 생각하면 힘든 줄도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교사들과 주민들의 반응에 정 목사는 “아이들이 추운 겨울 고생하며 다니는 걸 보니 안쓰러워 돕게 됐지만 주변에서 말하는 특별한 사람도, 칭찬 받을 사람도 아니다”며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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