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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길에서] 수원 남문 로데오거리

쇼핑·먹거리·개성 넘치는 10~30대 수원 대표 명문길
사통팔달 팔달문에 위치… 기성세대 옛 추억 고스란히

길은 끝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이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가 시작이라 생각하는 그곳은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하염없이 걸어야만하는 경기도의 길 가운데 특색있는 ‘명문 길’을 찾아나서 본다. 우리는 길을 흙바닥이 너절했던 그 황톳빛 길만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길은 아스팔트로, 아니 빌딩숲 속에 자리했을지도 아니면 그 건물 안에도 우리네 길이 있을지 모른다. 본보는 그 길을 찾기 위해 ‘그 길에서’라는 시리즈를 새로이 시작한다. 그 첫편으로 기자는 일명 ‘남문’이라고 불리는 ‘팔달문’이 위치한 수원시 팔달구 ‘로데오 거리’로 향한다. 그 길을 찾아가본다.<편집자주>

◇“수원을 대표하는 젊은 거리”

과거에 수원의 상징처럼 불리던 곳이 있다, 젊은이들에게…. 수원에 위치한 일명 ‘로데오 거리’. 북문, 남문, 역전으로 불리던 유흥가에서 빠지지 않던 곳.

중고교생, 성인들까지 이곳에는 밤이 있었다. 또한 젊음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제는 로데오거리가 옛추억이 되었다는 많은 이의 이야기에 아쉬움을 남긴다. 그곳에는 열정이 있었고 밤늦게까지 소주잔을, 생맥주를 들이키던 곳이다.

최근에 주말 시간을 이용해 이길을 걷던 중에 예전에 이 길은 어땠으며 지금은 또 어떤 모습인가를 고민해본적이 있다. 그래서 첫 출고를 수원 남문의 로데오 거리로 잡았다.

이 길에서 주로 마주치는 사람들은 10대의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다. 술집들이 곳곳에 즐비하지만, 20~30대 젊은이들은 수원역이나 시청이 위치한 인계동, 또는 동수원의 영통동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상인들의 얘기에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팔달문 옆에 커다랗게 자리잡았던 중앙극장은 위치를 바꿔 재단장했다.

휴대폰 가게들이 즐비한 곳으로 변해버린 옛 중앙극장의 자취를 찾다가 로데오 거리로 들어선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타로샵들. 요즘은 이 일대에 타로샵을 비롯한 사주카페 등이 많이 위치해있다. ‘불경기구나!’를 외치게 된다. 불경기가 되면 복권, 그리고 치마길이가 길어진단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점점 더 짧아지는 치마길이만큼 줄어든 상권의 크기를 만회할 만큼 그 봄바람의 힘이 넘친다.

유독 눈에 띄는 카페 ‘Sun’. 중앙극장 맞은 편에 위치한 이 카페에 올라가려면 키큰 이는 조금 허리를 굽히는 수고를 해야한다.

이 곳은 젊은 연인들이 타로점을 보러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고 있단다. 또 직접 갈아주는 원두커피도 일품이기에 커피매니아들도 선호하는 자리. 꼭 타로점으로 보기 위해서 아니더라고 꼭 찾아보고 싶은 곳으로 추천한다.

혼자서도 좋다. 커피향에 커피만드는 법도 가르켜준다. 이와함께 흘러나오는 음악들이 발라드를 비롯한 정감있는 점은 또 맘에 든다.

◇수원시 팔달구 ‘로데오거리’는 스트리트 패션의 중심지.

여성수제품 전문점 ‘ISSEE’와 순은악세서리 가게 ‘실버925’을 지난다. 이 상점 앞에 여자들이 서 있었다. 말을 걸어보니 이 일대가게의 점원들이었다.

이 곳에는 젊은 이들을 위한 패션숍들이 제법 위치해있다.

‘실버925’ 점원은 대부분의 매상이 단골손님들이라고 전한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로데오 거리가 사람들로 넘쳤지만, 현재는 저녁이나 되어야 술을 마시기 위해 나서는 이들이 있을 뿐이다.

‘도로나 교통망, 통신망 따위가 이리저리 사방으로 통한다’는 의미의 ‘사통팔달’이라는 말이 있다.

보물 402호인 ‘팔달문’이 위치한 행궁동(구 팔달동)은 예로부터 사통발달의 중심지이다.

수원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란 세대들에게 ‘팔달문’은 젊음이자 추억의 상징으로 불리운다.

과연 어떤 젊음이 있었을까.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학창시절의 남문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술자리였던가. 적당한 취기가 필요없어도 ‘남문’하면 떠오르는 말은 주말하면 습관처럼 몰려들었다는 이야기였다.

팔달문을 휘돌아 들어선 로데오 거리에서 처음 마주친 것은 회색빛의 비둘기떼였다.

따듯한 봄날 오후의 햇살이 아스팔트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거리는 유리처럼 반짝거렸다. ‘팔달문 청소년 문화광장’(구 팔달공원)에서 팔달산으로 향하는 돌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몇몇이 눈에 들어왔다.

팔달산으로 향하는 담을 따라 붉은 깃발들이 탄띠처럼 줄을 지어있었다. ‘팔달문 청소년 문화광장’. 광장에는 비둘기들이 후두득, 소리를 내며 사람들 사이를 오갔다.

이곳은 현재 이 일대의 팔달동, 남향동, 신안동 등이 합쳐져 ‘행궁동’으로 행정명칭이 지난해 8월 개편됐다.

공원 옆 패밀리마트를 지나자 오래 전 ‘남향동사무소’로 불리던 건물이 보인다. 아담한 3층의 붉은벽돌 건물이다. 건물 위에는 플래카드가 보인다. 남향동사무소는 2007년 8월 6일부터 ‘교동 우체국’으로 바뀐다는 문구였다. 건물 안뜰의 은행나무가 여름을 기다리는 듯 빼꼼히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었다. 빨간색 우체통 옆에는 누군가가 세워둔 자전거가 풍경처럼 남겨졌다.

길 위에는 하교길의 학생들이 간간이 보인다.

‘남문 활어회 도매직판장’을 지나 니폰필(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일본풍의 빈티지 패션)의 보세의류점 ‘Skunk’를 지나고, 청소년게임장 ‘레인보우’를 거쳐 ‘디딤이 돈까스집’과 퓨전술집 ‘닭파는 총각’에서 눈길이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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