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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2000호] 저출산 위기가 국가 위기다

출산율 1.192명 세계 최저… 사회 문제화
미래 불확실·실업률 증가 취업기간 연장탓
인구감소·소비투자 위축 국가경쟁력 악화
양육비 지원·고용불안 해소 등 대책 시급

행복의 시작 ‘가족’ 가족의 출발 ‘출산’

“행복의 시작은 가족이고 가족의 출발은 아기의 탄생이죠.”

부천시 소사구 주택에 전세대출로 22평에 살고 있는 남편 박성재(36), 부인 이정미(35)씨 부부. 이들은 지난 2008년에 8월에 결혼한 갓 2년차 부부이며 오는 9월 11일 출산을 앞두고 있다. 식구가 한명 늘어날 것을 생각하면 우선 생활비 걱정이 앞서지만 자신의 닮은 딸이 태어날 것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아기의 옷, 음식, 분유값 등 얼마되지 않는 수입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게 막막하긴 하지만 우리 닮은 아기가 태어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

사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남편 박씨의 한달 수입은 200만원 정도다. 부인 이씨는 몇 년간 개인병원에서 간호사 일을 해 왔지만 병원에서 방사선 노출이 많아 아이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임신 3개월째 직업을 고만둘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지금 자신의 닮은 애가 태어난다는 설레임에 출산일 날짜를 꼬박꼬박 체크해가면서 기다린다고 한다.

더욱이 이들 부부는 양가 부모님도 손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어 출산을 서두르게 됐다.

박씨 부부는 “출산후 아이를 키우기 위해 큰 돈이 들어가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 가정을 꾸려가고 장래 우리 아이가 성장하고 사회에 나가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루 빨리 아이를 보고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또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자식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주공아파트(15평)에 살고 있는 남편 방기영(30), 부인 김지수(30)씨 부부.

이들 부부는 현재 10개월 된 아들이 있다.

“예전에 어르신들이 그랬잖아요, 자식 키우는 재미로 인생을 산다. 자식 커가는 것을 보면 즐겁다고요 입장이 바뀌어 보니 그런 내 자식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

하지만 이들의 출산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2008년 10월 5일. 아들을 출산하자마자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나 오랜 기간 동안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물론 수술비용도 만만치 않아 그 당시 살고 있던 전세방을 빼는 등 힘든 생활이었지만 완쾌된 아들의 환한 얼굴에 모든 근심을 털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환경연구소 직원인 남편 방씨는 월 수입이 180만원 정도다. 하지만 방씨는 수입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그는 현재 2개의 직업(Two Jobs)을 갖고 있다.

“아들을 보니깐 자식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잘 먹여주고, 입혀주고... 모든지 다 잘해주고 싶어요 제가 애 낳은 이후로 옷을 사 본적 없이요. 아이에 대한 사랑은 저희 부모님과 같은 생각이죠”

이처럼 아들에게 부족하게 해주기 싫다는 생각에 그는 낮에는 회사,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다니는 노력끝에 총 수입은 25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들의 계획은 앞으로 한명의 아기를 더 낳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부인 김씨는 “사실 예전부터 아기들을 좋아했다. 아기가 혼자 자라면 외로워 할 것이라는 생각에 한명을 더 낳을 계획”이라며 “ 첫째 낳을 때에는 돈이 많이 들어갔지만 둘째부터는 물려주면 되기 때문에 그다지 금전적으로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그는 본 기자에게 되려 ‘결혼했어여? 자식있어요?’라며 짤막하게 물으며 이렇게 답했다.

“자기 닮은 자식을 낳아 보세요. 생각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고, 행복이 바뀌더라구요...”

우리 주변에서 신혼부부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통계상에서 나타나듯이 저출산 문제가 우리에게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생 출산횟수)이 1.192명으로 셰게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70년 출산율 4.53명에서 80년 2.82명, 90년 1.57명으로 떨어졌으며 2000년에는 1.467명 등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원인으로 소득과 관련 미래 불확실성 증가하고 실업률 증가로 졸업후 취업까지 기간이 연장된데 기인하고 있다.

또한 자녀에 대한 요인으로는 자녀의 양육비 증가, 자녀에 대한 노후부양 등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하고 주택 비용이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만혼이나 독신 등 자기만족 위주의 가치관과 동거 및 이혼 증가로 가정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사회적으로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로 일과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사회단체에서도 출산 장려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지역별로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가 발족돼 활동을 펼치는 등 출산 장려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 학자들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저축 및 소비투자 위축으로 경제활력 저하와 국가경쟁력 약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저출산 원인인 양육비 지원에서부터 고용불안에 대한 대책, 출산 후 생활대책, 여성의 사회참여 지원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대책이 시급히 마련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 박정대 산부인과 원장은 “예년에 비해 출산율 감소로 환자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남녀 모두 육아에 참여 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적인 뒷받침 등 맞춤형 저출산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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