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물입니다’는 성악가 베이스 함석헌이 30년 음악의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예술과 삶에 관한 발랄한 사색을 담은 에세이 책이다.
“너 베이스야!”라는 음악 선생님의 한마디에 이끌려 중학생 때 성악에 처음 입문한 후로 30여 년간 노래의 길을 걸어온 성악가 함석헌은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마주친 감동의 순간을 소소하게 기록했다.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음악가로서 또 이 땅에서 40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남자로서 때론 그의 베이스 음성처럼 묵직하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로, 때론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풍경이 마치 한 곡의 음악처럼 부드럽게 흐른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마치 그가 부르는 다정한 옛노래와 닮았다.
화려한 오케스트라 반주도 컬러풀한 조명도 없는 노래지만 세상살이에 지쳐 돌아온 우리에게 어머니가 불러주시는 자장가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쉼을 준다.
이 책에 담긴 생각들은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처럼 따뜻한 탄성을 자아낸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도 경쾌한 분위기로 마무리하는 솜씨, 자칫 당황하거나 불쾌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그의 지혜로운 창조성은 읽는 내내 독자를 미소짓게 한다.
담백하게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가슴을 독자를 향해 활짝 열어 보이듯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MSG 없는 고향의 음식처럼 담백하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