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 흐림동두천 8.0℃
  • 흐림강릉 11.6℃
  • 서울 11.1℃
  • 대전 11.1℃
  • 흐림대구 22.9℃
  • 맑음울산 19.8℃
  • 흐림광주 11.6℃
  • 맑음부산 20.7℃
  • 구름많음고창 11.5℃
  • 제주 14.8℃
  • 흐림강화 10.1℃
  • 흐림보은 11.5℃
  • 흐림금산 10.6℃
  • 흐림강진군 12.7℃
  • 구름조금경주시 17.5℃
  • 맑음거제 19.9℃
기상청 제공

[사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꼭 필요한 것인가?

공무원들 “관광과 술자리가 대부분” 비판 목소리 높여

  • 등록 2024.05.02 06:00:00
  • 13면

“내가 공무원인지 여행사 직원이지 구분이 안간다” “커피·과자 심부름시키고, 의전 맘에 안 든다고 욕먹고, 식당 예약 잡아주고, 회식 때 술 먹고 치근덕거리고...” 화성시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공무원들이 비난하는 대상은 화성시의회 의원들이다. 공무원들은 시의원들의 이른바 ’해외연수‘ 행태도 꼬집었다. 경기신문은 25일자 인터넷 판, ’직원들이 뿔났다... 화성시 게시판에 ‘화성시의원’들 질타 글 도배‘ 제하의 기사를 통해 권한을 넘어선 화성시의회 의원들의 행동에 대한 화성시 공무원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공무원들은 주 업무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보조라며 시의원들의 갑질을 비난했다. 특히 의원 해외연수에 부정적이었다. ‘꼭 해외에 가서만 배워야 하는가?’ ‘해외연수 결과가 의정활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근본적으로 필요한가?’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내가 공무원인지 여행사 직원인지 구분이 안 간다”면서 “비행기·호텔·식당예약까지 모든 일정을 준비해야하고, 일정지에 가면 저녁에 술상 차리고, 뒷정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안내하고 돌아와서는 결과보고서 다 써주고... 등등. 의원 해외 연수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방의원들의 갑질·추태·외유성연수 비난은 화성시의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이 해제된 후 기다렸다는 듯 지방의원의 해외연수가 잇따르고 있다. 말이 ‘연수’지 일정은 거의 관광지 방문이나 술판으로 채워져 있다. 이에 경기신문은 4월23일자 사설을 통해 ‘연수·시찰·견학 등의 명분을 붙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관광·유람을 하면서 출장 명분으로 국민 혈세를 무지막지하게 쓰는 오래된 관행이 부조리의 핵심’이라면서 ‘관광·유흥에 세금을 펑펑 쓰면서 마치 당연한 특권을 누리는 것처럼 여기는 천박한 인식은 반드시 타파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과 함께 해외 연수 일정 중 추태를 부리는 일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2018년 12월 예천군의회의 미국 동부·캐나다에서 공무국외연수를 하던 모 군의원이 현지 가이드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사건이다. 지난해에도 유럽으로 연수를 간 충청북도의회 모 도의원이 항공기 안에서 술에 취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고 호텔 내 금연객실에서 담배를 피웠다가 변상금을 물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내 연수 중에도 추태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부천시의회 의원 25명은 예산 3400만원을 들여 2박 3일 일정으로 전남 진도·목포·순천 일대에서 의정 연수를 진행했다. 시의원들은 연수 기간 ‘화합’을 명분으로 저녁마다 식당에서 술을 마셨고, 동료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졌다. 같은 해 2월에는 부산으로 2박 3일 연수를 떠난 인천시 서구의회 소속 남성 구의원이 술자리에서 여성 구의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추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예산 사용처를 제한하고 일정도 연수취지에 맞게 짜서 시민들에게 검증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