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맑음동두천 9.9℃
  • 맑음강릉 16.5℃
  • 박무서울 12.5℃
  • 구름조금대전 15.2℃
  • 구름많음대구 12.0℃
  • 구름많음울산 13.0℃
  • 맑음광주 13.9℃
  • 구름조금부산 16.3℃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5.7℃
  • 구름많음강화 13.1℃
  • 구름조금보은 11.0℃
  • 구름많음금산 11.9℃
  • 구름많음강진군 13.5℃
  • 구름많음경주시 9.3℃
  • 구름조금거제 17.8℃
기상청 제공

[문화유산여행]공자의 도가 깃든 대구 ‘도동서원’ 1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구와 경북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9개의 서원 중 5개가 몰려있다. 경주의 옥산서원과 안동의 도산·병산서원, 그리고 영주의 소수서원을 포함해 대구의 도동서원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오늘은 공자의 도가 깃들어 있는 대구의 도동서원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대구 달성군 도동리에 위치한 도동서원(道東書院)은 선조 1년(1568)에 쌍계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 그리고 선조 6년(1573)에 쌍계서원으로 사액을 받았으나 임진왜란으로 서원은 소실되고 만다. 서원이 다시 건립된 것은 선조 37년(1604)이다. 이 때는 보로동서원이라 불렸고, 도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사액을 받은 것은 선조 40년(1607)이다. 도동(道東)이라는 뜻은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의미로 이 곳에 모셔진 김굉필에 대한 칭송이 담겨있다. 도동서원이 위치한 ‘도동리’라는 이름도 서원의 영향을 받아 마을 이름이 도동리로 불리게 되었다.

도동서원은 대니산 자락에 낙동강을 굽어보는 위치에 자리 잡았다. 임진왜란 후 재건하면서 새로이 잡은 자리이다. 지금의 도동서원 설립자는 김굉필의 외증손인 정구이다. 도동서원은 입구에서부터 감탄사가 나오는 서원이다.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 덕분이다. 팔을 벌리듯 가지마다 사방으로 펼쳐진 은행나무는 시멘트 기둥 5개가 보조로 떠받치고 있다. 400여 년이 훌쩍 뛰어 넘은 우람한 은행나무는 이 나무 하나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은행나무는 공자의 강학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져 왔으며, 서원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그래서 공자의 사상을 상기시키고 유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고취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가 이 은행나무 인 것이다. 도동서원의 은행나무는 설립자인 정구가 이 곳에 도동서원을 새로이 옮기면서 심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은행나무는 한훤당 나무로도 불리는데 한훤당은 김굉필의 호이다.

도동서원은 은행나무에서부터 사당까지 좁은 길과 오르막 계단으로 이어진다. 경사가 가파른 곳에 위치한 도동서원은 은행나무에서 맨 위 사당에 이르기까지 18단의 석축 기단에 자리해 있다. 이 석축의 기단을 이어가는 계단을 중심축으로 서원의 주요 건물인 수월루, 환주문, 중정당, 사당 등이 모두 중심축선상에 배열되었다. 중심축을 연결하는 길과 계단은 상당히 좁고, 이 중심축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대칭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은행나무를 출발해 서원의 첫 관문인 수월루로 발길을 옮겨보자. 수월루는 누각으로 유식공간에 해당한다. 4단의 석축 위에 세워진 수월루는 경사진 곳에 위치한 도동서원 덕분에 더욱 더 우러러 보게 된다. 전면 3칸, 측면 2칸의 수월루로 오르는 계단은 중앙 어칸으로 연결되는 하나 뿐이다. 3칸 중 가운데 어칸이 좌우 칸보다 조금 더 넓다. 중앙 어칸을 향해 계단을 오르지만 출입은 동쪽으로 열려있다. 중앙 어칸과 서쪽의 문은 닫혀 있어 동쪽으로 들어갔다가 동쪽으로 나와야 한다.

‘수월루(水月樓)’ 현판은 2층 중앙에 걸려 있다. ‘수월’이라는 이름은 주자의 ‘재거감흥’시에서 따온 것인데, ‘천년 성인의 밝고 맑은 마음’을 수월에 비유했다. 도동서원의 유생들은 이 곳에서 ‘성인의 밝고 맑은 마음을 닮아가기 위해 수련했을 것이다.

수월루는 1973년에 복원된 건물이다. 창립초기에는 없었던 건물로 철종 즉위년(1849)에 처음 건립되었다. 그러나 고종25년(1888)에 소실되었고, 복원되기 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방치되었다. 그래서 수월루는 단청도, 건물을 이루는 부재도, 모두 새것의 느낌이다. 그렇지만 수월루는 도동서원과 산을 등지고 있고 앞으로는 멀리 낙동강을 바라보고 서 있다.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과 주변 지세가 어우러져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다. 바로 앞에 놓인 커다란 은행나무도 그 안정감에 한 몫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정서적으로 불안한 요즘, 도동서원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