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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 기다리다 다 죽어"…거리두기 4단계 연장에 인천 자영업자 '시름'

9월 5일까지 연장, 8주 연속 거리두기 4단계
오후 9시 영업제한에 "사실상 문 닫으란 소리"
현실적인 손실보상금, 인천만의 지원책 마련돼야

 인천에서 작은 유흥업소를 운영해 온 A(56·여)씨는 최근 일하던 식당에서 나와야 했다.

 

1년 반째 가게를 열지 못한 그는 생활비라도 벌자며 올해 초부터 지인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런데 지인도 인건비 감당이 안 됐는지 가족끼리 식당을 꾸려가겠다며 그에게 양해를 구했다.

 

A씨는 "지인 자녀들이 물려받을 식당인데, 문을 닫으면 아이들도 문제"라며 "나도 1년 넘게 영업을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언제까지 정부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료와 가게 유지비로 매달 300만 원 넘는 '생돈'을 지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에 대한 희망고문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다시 연장되면서 인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7시쯤 부평구 문화의 거리는 토요일같지 않게 한산했다. 몇몇 주점 업주들은 가게 홍보를 위해 직접 전단지를 돌리지만, 사람이 없어 손에 든 전단지는 줄지 않았다.

 

이곳의 한 맥주집 업주는 영업제한이 오후 9시로 줄어든 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손님들이 오후 8시 30분 전후로 들어온다. 이젠 그냥 문 닫으라는 소리 아니냐"고 했다.

 

같은 시각 남동구 로데오거리의 한 맥주집. 가게에 자리가 찬 테이블은 한 곳도 없고 업주 혼자 계산대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가게 업주는 "그나마 버텼는데 4단계 시작 이후 급격하게 손님이 줄었다"며 "영업제한을 1시간 더 줄이면 우리같은 2차 술집은 영업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대표 관광지 중구 월미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월미도번영회는 조만간 월미도 앞바다에 영업제한 해제를 요구하는 구조물을 띄우고, 인천시에도 같은 요구를 할 계획이다.

 

장관훈 월미도번영회장은 "4단계 영향으로 월미도는 평균 매출 90%가 줄었다"며 "정부 방침만 기다리다 모두 죽는다. 인천시가 자영업자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 단체는 이제 한계라며 단체행동까지 준비하고 있다.

 

22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인천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했던 영업제한 해제 요구 릴레이 1인 시위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박준 지회장은 "4단계 시작 이후 저녁장사 하는 곳은 직격탄을 맞았다"며 "손실보상금이 희망이지만 그 때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현실적인 수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시는 정부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손실보상금 논의가 10월쯤 마무리된다"며 "인천도 정부 계획을 토대로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조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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