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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삼인용 식탁' 등 3권

 

◆ 삼인용 식탁 / 유부현, 고경현, 고지은 / 지금이책 / 228쪽 / 1만5000원

 

‘삼인용 식탁’은 19년차 방송작가인 딸이 각자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가족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인 ‘글’을 소개하고 함께 써 내려간 기록을 담았다.

 

딸은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몸과 마음이 약해진 엄마께 ‘보조 작가’란 타이틀을 주었다. 그 다음은 코로나19로 일식집 운영에 큰 타격을 입고 좌절한 오빠에게 글로 울분을 토해내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온가족 작가 되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사인용이었던 삼인용 식탁 위에서 세 가족은 속에만 쌓아두고 꺼내놓지 않았던 삶의 슬픔과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글로 풀어놓는다.

 

함께 먹은 밥그릇 수가 많고, 한 공간에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가족은 각자의 글을 피드백하며 서로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살았는지 깨닫는다. 글 앞에서 혼자 울고 웃다가 서로의 글을 주고받으며 ‘그래도 괜찮아. 앞으로 더 괜찮아질 거야’라고 토닥여주며 조용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 마지막왈츠 / 황광수, 정여울 / 크레타 / 280쪽 / 1만5000원

 

“모든 것을 문학과 관련지어 생각하지 않는 순간은 없구나. 내가 문학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문학이 나를 붙잡아 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44년생 완도 출신 문학평론가 황광수와 76년생 서울 출신 작가 정여울 사이에는 무려 32년의 나이 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정여울 작가는 주저 없이 문학평론가 황광수를 최고의 절친으로 꼽는다. 둘 사이에는 문학이 있었다.

 

황광수는 언제나 빛나는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지만 절대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젊은이들보다 더 젊게, 또래 친구보다 더 거리낌 없이 아픈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따스한 친구. 이 책은 황광수와 정여울의 ‘우정의 향연’이자 정여울이 세상을 떠난 절친 황광수에게 보내는 이별가 애도의 추사이기도 하다.

 

책은 황광수와 정여울이 나눈 편지와 인터뷰 그리고 황광수의 에세이로 구성돼 있다. 특히 에세이는 시적인 아포리즘으로 가득해, 평소 시의 형식으로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고인의 뜻을 존중해 원문 그대로 편집했다.

 

◆ 덴마크에서 날아온 엽서 / 표재명 / 드림디자인 / 308쪽 / 1만6000원

 

“돌아가신 아버님이 덴마크 유학 시절 보내주신 엽서를 모아 아름다운 책 한 권 만들어 볼까요?”

 

작가는 키에르케고어 철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2016년 갑작스러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고, 작가의 큰아들 내외는 그가 보낸 엽서를 엮어 5주기 즈음에 책 한 권을 펴내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큰아들마저 세상을 떠나, 며느리(엮은이 박정자)는 홀로 엽서꾸러미를 들고 출판사를 찾는다. 이 책은 그 약속으로 세상에 나왔다.

 

작가는 40대 중반의 나이, 키에르케고어의 고향이자 주요 활동 무대였던 코펜하겐에서 1년간 연구교수로 머물렀다. 그때 현지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담긴 엽서를 한국의 가족들에게 보냈다. 

 

평생 키에르케고어의 사상을 연구한 작가가 보낸 글에는 세 자녀가 주체적 인격체로 자라기를 소망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넘쳐난다. 또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낯선 땅에서 겪는 일상의 신비함과 설렘, 사랑과 그리움의 마음도 곳곳에 가득하다. 그 마음은 우리 안에 숨겨진 가족애를 불러일으킨다.

 

[ 경기신문 = 정경아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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