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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터미널'..외국인 넉달째 인천공항 체류

한국 입국이 거부된 다수의 외국인들이 인천공항에서 집단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여권이 없어 넉달째 공항안에서 장기 체류중인 외국인도 있다.
이는 최근 개봉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서 고국에 쿠데타가 일어나 여권효력이 정지되면서 입국이 거부돼 뉴욕 JFK공항에 장기체류하게 된 남자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14일 인천국제공항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 출신의 남자 A씨는 지난 5월1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입국이 거부돼 국내로 송환됐다.
A씨는 한국을 출발, 스위스에 도착해 여권을 찢고 망명을 요청했으나, 스위스 정부가 심사 끝에 "망명을 시도할 난민으로 볼 수 없다"며 우리나라로 추방한 것.
결국 A씨는 이전 경유지인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여권이 없어서 국내에서도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무국적자'로 판명, 입국이 거부됐다.
출입국사무소측은 A씨를 입국 터미널내 모처의 `출국 대기실'(Detention Room)에 머물게 했다.
그러는 와중에 시간이 흘러 이달 13일까지 120일이 흐른 것.
현재 출국 대기실에는 A씨를 비롯, 범죄전력 등 명백한 거부사유로 입국이 불허된 다수의 외국인 입국 거부자들이 기거하고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매일 20∼30여명이 대기실에 머물며, 입국거부 당일 송환되는 사례가 많지만 여권 재발급을 기다리다 1∼2주일 이상이 걸릴 때도 있다.
이들은 경유 공항에서 다른 공항으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환승여객(Transfer Passenger)과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행동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한정된 공간을 벗어날 수 없는 `공항 노숙자'인 셈.
그러나 공항 당국이 의식주 해결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며, 대기실에는 침상ㆍ화장실ㆍ샤워실과 TV, 인터넷, 공중전화까지 설치돼 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다.
동남아 출신 입국거부자가 많아 특정 언어로 된 기내 신문도 매일 제공된다. 장기 체류자의 경우 옷을 빨아 널고 잠을 자는 등 `일상생활'도 편안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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