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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의 문화와 정치] 정치는 구체적이고 세심해야 한다

 

 

정치란 무엇일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치권의 다양한 양상을 보면서 이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국회에서는 정치인들이 많은 법을 발의하고 또 법이 통과되었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내 삶에 보탬이 되는 법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우리 정치가 현실에 발을 딛지 않고 땅에서 붕 떠 있는 가벼운 정치문화 때문이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현실정치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비껴가는 정치를 많이 보게 된다. 정치는 매우 세심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명품이 디테일에 강한 것처럼 정치가 명품이 되려면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나무에 매달린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보면서 의미 없는 외침 앞에서 나의 삶, 우리의 삶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를 생각한다. 정치에서 행동과 말의 올바름이 필요하다. 행동과 말의 올바름은 진정성으로부터 나온다. 기득권에 기대는 진정성이 아닌 낮은 삶을 향하는 진정성이다. 우리 삶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기득권 체제 속에서 관행과 잘못된 틀을 깨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늘 든다. 


최근 용인에 사는 지인이 경기도에서 예술인 기회소득이 시작된다고 해서 알아보던 중 용인시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좌절했다.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경제적 소득이나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사회적 구조에 놓여 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예술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예술인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정책이다. 


지난 6월 28일 경기도의회 제369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경기도 예술이 기회소득 지급 조례’ 제정안이 통과되어 7월부터 시작됐다. 민선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으로 도민과의 약속을 이루어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도와 시가 5 대 5 비율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경기도뿐만 아니라 31개 시군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31개 시군 중에서 경기지역의 수원, 용인, 성남시는 불참하면서 역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의 삶은 다양하다. 톨스토이 작품 ‘안나 까레니나’의 첫문장인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불행한 가정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다”와 찰리 채플린의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불행의 근본적인 원인, 구조적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의 삶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잘못된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모색하고 방안을 마련하는 것, 그래서 국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불행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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