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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의 문화와 정치] 후진적인 정치문화 속에서 국민의 봄은 언제 오는가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이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하나회가 군사쿠테타를 일으켰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박정희 사망 후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잡아 그들만의 봄을 누린 참혹한 계절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속 대사는 “세상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였다. 영화가 관객에게 말하고 싶은 강력한 메시지라고 본다. 현실로 돌아와서 보면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민초들은 아등바등 좀 더 나아진 세상으로 바꿔보려고 애를 쓰지만 수포로 돌아가거나 제자리 걸음일 때가 많다. 왜 그럴까? 


선거시즌이 되면 여의도 정치권은 개혁을 한다, 혁신을 한다는 명분으로 혁신위원회, 비대위원회를 만들지만, 혁신이나 개혁과는 거리가 먼 용두사미로 끝나버리기 일쑤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도, 국민의힘의 인요한 혁신위도 반짝하는 이벤트처럼 종료됐다. 


이런 풍경이 정치권에서는 일상적일 수 있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혁신위 및 비대위 정치에 대해 회의적이고, 정치인들이 풀어야 할 문제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 삶을 위해 정치문화를 잘 바꾸라는 의미로 선거를 하고, 국민은 정치인들에게 주권을 맡긴다. 그 주권을 부여받은 정치인들은 스스로 혁신하고 개혁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십 대 초반부터 문화현장에서 종사해 오면서 각종 토론회, 포럼 등에서 발제와 토론을 통해 발전 방안을 내놓고, 학술지 연구를 통해 연구논문을 발표해 오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잘 바꾸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고민하고 좌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세상은 조금씩 진보해 나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결국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은 정치이다. 지금 여의도 국회에는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집중되어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변호사, 판사, 검사를 했던 법조인, 방송인, 언론인, 대기업 CEO, 교수 등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조했던 사람들도 있겠으나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에 속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정치문화는 아직도 검찰개혁에서 머물러 있다. 검사가 대통령이 되고, 검사가 법무부 장관이 되고, 각 행정부에 검사 출신들이 점령하고, 국회에도 검사들이 진출했다. 입법, 행정, 사법의 상호간 견제와 균형이 깨져 있다.       


소득불평등 문제, 인구감소 문제, 지역소멸 문제, 기후환경 문제 등 국가가 안고 있는 큰 아젠다부터 사람들의 다양한 삶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까지 많은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치문화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나를 대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의민주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지만 국민은 행복하지 않다. 결국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의 봄이 아니라 서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봄이 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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