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2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르포] 비만 오면 사라지는 중부대로 차선…"운전자 죽으라는 건가"

폭우 내린 19일 야간 중부대로 차선 보이지 않아
운전 중 위험한 순간 많아…"차선 재정비 시급"

 

"차선은 안 보이는데 비가 와서 길은 미끄러워 하마터면 사고 날 뻔했어요"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지난 19일 밤. 수원시와 용인시, 다른 지역으로 빠지는 신갈IC 등을 연결하는 중부대로는 퇴근시간과 맞물리면서 수없이 많은 차량이 다니고 있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폭우 속에 차량들은 위태롭게 이동하고 있었다.

 

거센 비로 도로가 미끄러운 만큼 조심히 주행해야 하지만 중부대로는 비가 올 때마다 운전자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우천시, 특히 비 오는 밤이면 도로의 차선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신문이 당일 해당 도로를 주행한 결과 차선을 분별하는 흰색 선을 식별할 수 없었다. 차선을 유지하기 위해선 전방의 차량과 좌측과 우측 차량의 거리를 확인해야만 했다. 당시 도로에선 차선을 찾지 못해 옆 차선을 침범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특히 해당 도로에선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으로 도로가 갑작스럽게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 사고 우려가 높다.

 

아주대병원을 거쳐 가톨릭병원으로 향하는 도로는 더 심각하다. 해당 구간에는 사거리가 있어 직진 차선과 좌회전 및 우회전 차로가 섞여있지만 차선이 보이질 않았고, 자칫 방심하면 옆 차선을 침범하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중부대로 뿐만 아니라 수원시에서 다수의 인파가 몰리는 수원화성과 스타필드 일대 도로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생했다. 평소에도 다수의 차량이 집중되는 구간인 만큼 대형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중부대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운전자는 "비가 오면 차선이 하나도 안 보여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심지어 비가 오지 않는 밤에도 차선이 보이질 않는다. 평소에도 교통량이 집중되는 구간인데 지자체는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일부 구간에서는 반대편 차선 차량의 전조등에 의해 차선이 반사되지 않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선을 칠하는 페인트에는 어두운 야간이나 우천에도 빛에 반사돼 잘 보이도록 작은 유리알이 섞여 있는데,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수년 전부터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질 낮은 페인트를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2023년 경찰청은 고속도로 차선 도색 시공업체 30여 곳과 업체 관계자 69명을 건설산업기본법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21년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50여 개 고속도로 차선 공사 가운데 20여 곳에서 해당 유리알을 적게 쓰거나 품질이 낮은 제품을 쓴 혐의를 받는다.

 

도로의 노후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오랜 시간 차량들이 차선을 밟고 지나면서 마모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 건설본부는 도내 54개 노선 7300km 가운데 31%인 4218km 구간의 차선 반사성능이 노후화로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교통과 교수는 "중부대로는 서울시와 수원시, 성남시 등 여러 도로를 연결하는 구간으로 교통량이 많아 차선이 쉽게 마모될 수 있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우천에는 교통사고가 크게 증가하는 만큼 안전을 위해 차선 재정비가 시급해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