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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무의탁 노인들을 돌봐 온 모범 부사관

연고자가 없어 외롭고 쓸쓸한 명절을 지내야만 하는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지난 10여년 동안 남모르게 선행을 펼쳐 온 지역 내 모범 군인이 있어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결전부대 송석일(48·의무대근무)상사.
송 상사는 무관심에 소외된 무의탁 할머니들의 손과 발이 되어 희망을 주겠다며 아들 노릇을 자청한 지 벌써 11년째를 맞고 있다.
그는 바쁜 부대 일정 가운데서도 하루를 빠지지 않고 양평군 옥천면에 소재 '마리아의 집'을 찾아 매일 출근 전과 퇴근 후 마치 한 가족처럼 노인들의 수발을 들고 집안의 소일부터 시설보수며 병 수발까지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해오고 있다.
특히 농번기에는 1천200평 논농사와 800평 밭농사를 혼자 일궈내 무의탁 노인들의 일년 식량을 준비해 오는 한편 박봉을 쪼개어 좁은 방을 틈틈이 수리해 노인 분들이 편안히 생활할 수 있게 하고 임종을 지켜서 장례까지 맡아 치르는 등 친자식 이상으로 보살펴 왔다.
송 상사는 군복무로 고향 대전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던 차에 지난 1992년 부대 인근에 '마리아의 집'이라는 외롭고 쓸쓸한 삶을 보내는 무의탁 노인시설이 있음을 알고 자신이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연을 맺게 됐다.
현재 마리아의 집은 지난 92년 무의탁 할머니 다섯 분을 모시는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 김기수 원장(73)과 수녀(71) 한 분이 거동이 불편한 무의탁 중증환자 할머니 아홉 분을 보살펴오고 있다.
김기수 원장수녀는 "지난 여름 태풍과 집중호우로 논을 덮쳐 벼가 쓰러져 버렸을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힘들었으나 장대비가 쏟아지는 한밤중에 송 상사가 지붕을 묵묵히 보수하는 모습을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또한 "온갖 궂은 일에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도와주는 송 상사는 진정한 성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는 우리 할머니들의 소중한 벗이자 손발이 되어주는 '마리아의 집'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송 상사는 “사실 저도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물질적으로 큰 도움은 생각지도 못하고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돕고 있을 뿐”이라며 겸손해 하며 오늘도 '마리아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양평/정영인기자jyi@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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