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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문화기관 수장의 조건

김용국 장안구민회관 관장

 

현대사회는 문화사회이다. 21세기를 말하면서 문화를 빼고 가능한가? 답은 불가능이다. 모든 것이 문화이고 모든 사람이 문화인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출판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의 연평균독서량은 11권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평균치가 상승한 것은 일부 다독층의 영향이고 1년간 책을 한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23.7%에 달한다. 또한 영화 관객 1천만명 시대에도 연간 1~2편의 영화를 보는 것에 그치고 오페라 공연이나 전시장에 한번도 안 가본 경우가 반이 넘는 실정이다.
문화는 평등해서 누구나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마음과 정성이 함께 해야 한다. 국민들의 문화를 가까운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바로 공공문화기관이고 시설이다.
근간 도내 문화인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가 있다면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와 경기도문화의 전당 사장 공개채용 건이다. 두 기관에 과연 어떤 사람이 수장이 되어 민선 4기 경기도의 문화복지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어떤 곳인가. 우리나라 최초인 1997년 7월3일 설립되어 내년으로 설립 10돌을 맞는 경기도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곳이다. 일반적인 문예 진흥은 물론 경기도만의 전통문화발굴계승을 위한 기전문화재연구원과 기전문화대학을 둔 전통과 현대가 함께 하는 문화의 본산이다.
경기도문화의 전당은 문화정책을 고객들에게 펼쳐 보이는 집행기관이다. 도립예술단을 포함한 전문 인력과 국악당, 공연장 등을 갖추고 보다 높은 문화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다.
두 곳 모두 경기문화의 주역임에 틀림없다. 한 곳은 정책 지원기관으로 또 다른 한 곳은 실행·집행기관으로 도내 문화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각별히 두 곳 문화기관 수장 공모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시스템이 일을 하는 것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도의 문화정책과 집행을 총괄하는 문화기관의 수장은 적어도 이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첫째, 지역을 알아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있다면 문화 또한 중앙문화와 지방문화가 있다. 특히 수도권인 경기도의 경우 지방문화가 중앙문화에 예속되기 쉬운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중앙의 문화를 이해하고 경기도만의 문화를 발굴·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둘째, 전문가이면서 비전문가여야 한다. 머리에는 전문적인 식견과 비전이 가득 차 있으면서도 가슴에는 비전문가인 일반시민과 눈높이가 맞는 정책과 집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는 다른 사람의 수준도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셋째, 문화복지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향유권은 이제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이다. 특정계층 일부만이 향유하는 문화가 아닌 모두가 참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고 지역간 불균형이 없는 문화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장애우·법정보호자·코시안 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며 이것이 진정한 문화복지이다.
넷째,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다양한 문화활동분야, 나와 다른 남이 존재한다. 그들을 모두 어우르고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반복적인 학습과 현장에서는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해하려 노력하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사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조직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경기도의 부족한 문화시설에 대한 확충과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기관 내부에 대한 활성화와 효율적 운영방안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평가할 때 보통 학력이나 경력을 위주로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 외에 수장을 단지 무슨 학위가 있고 과거에 어떤 일을 했다는 것만이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경기도민의 문화만족도를 전국 최고로 높일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경기도 문화의 중심에 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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