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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 말은 한가위의 풍성을 한 마디로 요약한 우리 속담이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옛날의 우리네 사정을 잘 묘사한 말이다. 이제 한가위를 맞아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추석 차례와 조상 성묘를 위함이다.
차례라는 말에 쓰이는 茶라는 한자는 두 가지 발음이 있다. 차 또는 다. 둘다 같은 뜻이다. 차나무가 무성했다는 중국 어느 두 지방의 발음이 서로 다른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한자로 茶禮라 쓰고 다례라 읽으면 문자 그대로 다를 행할 때의 예의범절인 바, 궁중의 다례나 불교의 다례 등을 뜻하고, 차례라 읽으면 명절에 지내는 속절제(俗節祭)를 가르키는데, 대개 정월 초하룻날과 추석에만 지내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차례는 몇 가지 점에서 제사와 다르다. 차례는 아침 해가 뜰 무렵 모시는 것이고, 제사는 밤에 모신다. 차례는 단작무축(單酌無祝)이다. 즉 술은 초헌 시 한 잔만 따르며 축을 읽지 않는다. 제사 때는 메라 하여 밥을 지어 올리지만 차례 때는 햇곡식으로 만든 송편을 올린다. 또 집안을 다스린다는 성주신에게도 성주상을 차려서 따로 대접한다.
우리 민족은 수천 년 전부터 추석을 쇠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신라 3대 유리왕 때의 한가위 행사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도읍 안의 부녀자들을 두 패로 나누어 음력 7월 15일부터 8월 보름까지 한 달간 길쌈 내기를 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회소곡을 부르며 놀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오래 된 농경민족의 유풍이다.
올 추석은 브리지 할리데이(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휴일)가 끼어서 왠만하면 8일 동안을 쉬는 곳이 많다고 한다. 고향으로 가는 사람도 많지만 외국으로 나가는 부유층도 상당한 듯 하다. 외국에 나가는 경우 호텔에서 차례를 모시겠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세시풍속이 변하고 있다. 모두가 넉넉한 한가위는 아닐 것이다. 경제의 양극화 속에 맞는 올해 한가위가 그래서 더 쓸쓸하게 느껴진다./문영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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