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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선정성(煽情性)의 단골 메뉴다.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듯이 섹스를 전혀 하지 않고 살면 메마르다고 한다. 세간의 농담 중에는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사람이 도사다”라는 말까지 나논다. 그러나 고등 종교는 무분별한 섹스를 죄악의 원흉으로 친다. 그리스도교 신자들 중 상당수는 십계명(十誡命) 가운데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6계 즉 “간음하지 말라”임을 실토하기도 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여직원들 사이에서 문화일보의 선정성에 대해 불만이 상당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2일부터 문화일보의 구독을 끊었다고 전했다. 즉 청와대가 문화일보 57부를 끊은 것은 이 신문의 연재소설 ‘강안남자’를 읽고 낯이 붉어지며 혐오감이 솟구친 여직원들의 항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강안남자’는 작가 이원호씨가 섹스의 달인 ‘조철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기성이 농후한 사업을 확장하면서 철봉처럼 단단한 성기로 그 때 그 때 걸려든 숱한 여성들을 농락한다는 줄거리로 문화일보에 4년여 동안 연재하고 있는 소설이다. 섹스를 하되 자신은 사정을 하지 않은 채 여성들을 쾌감의 극치로 끌어올려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조철봉이 강한 면모의 상징으로 이 소설에 등장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선정성’을 이유로 문화일보를 끊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신종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지로서는 유일한 석간신문이요, 살구빛 종이로 차별성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접근해온 이 신문은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와 논설을 자주 실었다. 권력과 권력에 우호적인 언론단체들은 싫은 신문으로 ‘조동문’(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을 꼽은 바 있다.
청와대로부터 구독을 거절당한 문화일보의 본질이 섹스의 역기능을 전파하여 단죄 받아 마땅한 저질 신문인지, 정부의 시책을 자주 비판하는 정론지인지를 헤아리는 것은 두 당사자가 아닌 이 신문 독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 같다. 이태호<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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