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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통해 축구 중계나 다큐멘터리 정도만 가끔씩 본다던 한 후배가 요즘 텔레비전 앞에 앉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고 겸연쩍게 말했다. 그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넋을 빼앗기고 앉아있는 이들을 한심하게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드라마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요즘 사극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 고구려를 다룬 역사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드라마가 시작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은 “주몽과 소서노가 만날 것인가, 수나라 양제가 정말로 저런 폭군이었나, 연개소문이 대조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등 화제가 만발한다. 가히 사극 열풍이라고 할만하다.
한 전문 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주 전체 시청률 중 ‘주몽’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비롯, ‘대조영’과 ‘연개소문’이 톱10안에 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몽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연장방영을 결정했다.
무엇이 국민들을 이토록 역사 드라마에 빠지도록 만들었는가? 원인은 중국이 촉발시킨 역사 전쟁에 있다. 우리가 한국사를 홀대하고 있을 때 저들은 동북공정이란 역사 찬탈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당연히 국민들은 분노했고 이 분노를 반영한 드라마들이 속속 제작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역설적으로 동북공정은 정부와 국민들과 학자들의 무관심 속에서, 그리고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왜곡된 채,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부여와 고구려, 발해를 민족사의 전면으로 이끌어 내는 역할을 했다.
이제 고대사를 드라마만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아무리 사극이라고 해도 어차피 드라마는 드라마이다. 당시에 살았던 그들이 아닌 이상 역사라는 뼈대에 허구와 재미라는 살을 붙일 수밖에 없다. 이제 학계와 정부가 해야 할일은 고대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국제사회에 대한 홍보다.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  우 행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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