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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수원 화성 말고도 국내외 성곽들을 여러 곳 답사한 적이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자금성은 물론, 평요성, 대동고성과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인 히메지성을 비롯한 니죠성, 히코네성, 오사카성 등 많은 성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중국의 평요고성(平遙古城)이었다.
중국 태원(太原) 인근에 있는 평요고성은 고구려와 아주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북위(北魏) 때 토성으로 쌓았지만 그 뒤 명나라와 청나라 때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쌓은 성이다. 이 성은 외관상으로 일반적인 중국 성곽과 다를 바 없는, 벽돌로 쌓은 사각형의 그저 평범한 모양이다.
그런데 성안에는 명나라, 청나라시대의 주택이며 상가, 관공서, 거리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고 실제로 주민들이 그 건물 안에서 대대손손 이어오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고색창연한 옛날집들이 들어찬 골목길에는 기다란 장대 바구니를 어깨에 메고 채소를 팔러 다니는 사람이 있었고, 번화한 옛날 모양의 거리에는 중국영화 ‘용문객잔’이나 ‘수호지’ 등에 나오는 바로 그 붉은 등을 매단 주루(酒樓)나 여관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나라나 청나라로 온 듯한 착각이 드는 평요성의 거리나 골목에 서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전생의 어느 시기를 여행하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평요고성은 살아있는 성이었다. 솔직히 부러웠다. 성곽시설 자체로만 봤을 때 세계문화유산 화성은 이런 성들과 견주어 빠지지 않는 훌륭한 성이지만 평요고성을 보고 난 뒤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본래의 모습대로 복원하고 관광자원화해서 지역의 발전을 조기에 앞당길 수 있는 거대 프로젝트인 ‘화성성역화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지역의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시라도 빨리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 행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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