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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아무리 높아도 계곡으로 맑고 시원한 물을 쏟아낸다. 동양철학은 산은 높되 움직이지 않으므로 음(陰)이요,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되 움직이므로 양(陽)이라 한다. 음양오행설에서 흙은 바위를 생하니 토생금(土生金)이요, 바위는 물을 생하니 금생수(金生水)라 하듯이 실제로 웬만한 가뭄이 계속되어도 산의 바위를 뒤집어보면 그 밑은 수분으로 촉촉히 젖어있다. 성철 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를 남겼지만 산과 물은 깊은 인연을 맺으면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우리가 2만 5천분의 1 또는 5천분의 1 지도를 갖고 산을 오르며 계곡이나 개울을 살피면 지도에는 물줄기가 나와 있지만 사실은 이미 말라 물이 끊긴 곳이 많다. 특별히 가물지 않은 계절에도 이런 현상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산과 물의 조화로 지리의 이치를 연구(硏究)하는 풍수지리학은 물이 말라 가는 상황에서는 빛을 발휘하기가 어려울 것이요, 비행기로 관찰하고 현지 답사를 곁들여 지도를 제작하는 국립지리원은 메마른 하천이 늘어나므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판이다.
더구나 가뭄은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유발한다. 우리나라는 한 겨울인 요즘 전국적으로 눈이 오지 않아 겨울 가뭄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 북한산 뒤편에서 콸콸 흘러 구파발과 고양시를 거쳐 행주산성 부근의 한강으로 흐르는 냇물이 바닥을 드러낸 지 몇 주일 된다. 강원도의 한 지방하천은 말라 비틀어져가고 있으며,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경북지방은 전체적으로 눈이 부족하여 제한급수를 해야 할 곳도 늘고 있다 한다.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데 비해 물은 그만큼 늘지 않는다. 게다가 사람들은 물을 펑펑 쓰고 있다. 인체의 3분의 2를 물로 채우고 있는 인간이 물이 모자라면 생명에 지장을 받을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생명의 3대 요소인 햇빛, 공기, 물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창조하거나 발명할 수 있는가? 이것들을 아끼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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