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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던 물 생명을 잉태하다

시민총행복지수를 높이자<5>생명의 젖줄 하천 - 팔당상수원 경안천

북한강, 남한강과 함께 수도권의 상수도원인 팔당호의 3대 유입하천으로 불리는 경안천은 용인시 호동에서 발원해 광주시를 지나 지월리에서 곤지암과 합류한 뒤 팔당호로 유입되는 연장 49.3km의 하천이다. 경안천은 대동여지도에서 우천으로 표기될만큼 축산업이 일찍이 발달한 지역으로 우리나라 축산물의 20%를 공급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유로 경안천은 팔당호 유입수량이 1일 평균 47만4천t으로 1.6%에 불과하지만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오염기여도는 무려 16%에 달한다. 이에대해 광주시 등 경안천 지역 주민들이 지난 1998년부터 경안천시민연대를 발족하고 경안천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경기도도 최근 2010년까지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해 경안천에 생태습지 및 친수공간을 조성하기로 밝혔다. 그동안 팔당호 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받아온 경안천이 자연친화적인 모습으로 시민 곁에 다가오고 있는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유량은 1.6%, 오염기여도는 16%

경안천은 팔당호 유입량이 전체 수계 가운데 1.6%에 불과하지만 오염기여도는 16%로 팔당호 수질 개선사업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팔당호로 유입되는 하천유량은 1일 2천964만9천㎥이며 남한강이 1천630만7천㎥(55%), 북한강이 1천286만8천㎥(43.4%), 경안천이 47만4천㎥(1.6%)이다. 경안천 오염도에 관해 경기도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6년8월 현재 경안천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는 오염물은 1일 5만9천711kg에 이르며 이 가운데 72.3%가 줄어든 1만6천502kg이 배출되고 있다. 1일 배출부하량 1만6천502kg을 종류별로 나누면 생활계가 6천471kg, 축산계가 1천394kg, 산업계가 477kg이며 토지계 등 나머지가 8천160kg이다.

경안천은 용인 지역의 돼지 사육이 9만두에 이를 정도로 예로부터 가축사육이 성행해 소, 돼지, 닭 등 가축사육으로 인한 폐수가 큰 오염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용인의 하수도 보급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1%에 불과해 생활하수가 하천오염의 주요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처럼 경안천은 상수원 보호구역의 국가하천임에도 불구하고 고도 성장기에 주변에 공장, 가축 축사 등이 무질서하게 들어서고 개발논리에 따라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급속히 오염됐으며 경안천은 점차 자정기능을 상실하고 친수기능 감소, 하천내 동식물 서식처가 줄어들면서 하천 본래의 모습을 잃어 갔다. 이 때문에 지난 2001년 경안천의 수질은 BOD(Biochemical Oxygen Deman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이 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지경인 5등급으로까지 떨어졌다.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힘을 모으다

경안천의 기능 상실은 수해상습지역 및 소하천의 홍수 피해 등 지역민의 생활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안천이 하천의 모습을 잃어가면서 일부 농민은 정든 고향을 떠나기도 했다. 이처럼 경안천 보존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역 시군과 시민단체, 주민들이 하천살리기에 나섰다.

광주시는 경안천이 팔당댐으로 유입되는 지역이어서 하천을 살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안천 수질개선을 위해 98년부터 사업비 839억여원을 들여 하수처리장 건설과 고도처리시설을 늘리고 하수관거 529km를 증설했다. 또 2003년부터 ‘하천살리기 범시민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환경지킴이 봉사단’과 ‘188개 통ㆍ리 책임담당제’를 운영해 관내 103개 하천에 대한 지도단속을 펼친 것도 경안천이 되살아나는 데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하천 주변을 자연석과 원목으로 배치하고 갯버들, 갈대, 부들 등 수변식물을 심어 자연친화적 하천으로 복원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경안천과 주변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팔당댐 바로 위 퇴촌면의 습지생태공원 지역엔 수풀이 무성한 가운데 월척급 붕어와 각종 물고기들이 떼지어 다니고 있다.

광주시 중앙의 경안천 주변에 갈대메트와 갈대숲을 조성하고 상류 오포면 경안천변에 전석을 쌓은 후 갯버들을 심어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토록 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그밖에 오포면 경안천으로 흘러드는 오수를 방지하기 위한 바이오톱(BIO TOP)이나 주변에 설치한 CCTV는 환경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민단체 및 주민들의 참여도 경안천 복원에 크게 기여했다.

 

 

98년 260여명의 광주, 용인지역 주민들이 경안천 살리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위해 ‘경안천시민연대’를 발족했다.

경안천 살리기운동 결과 수질은 BOD 기준 2001년 5등급에서 2004년도에는 3등급으로 크게 개선됐다.

현재 경안천에는 어류 30여개 종과 청둥오리 등 32종 3천500여 마리의 조류가 공생하는 등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공간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경기도, 깨끗한 경안천만들기 종합대책 발표

깨끗한 경안천 만들기에 대한 시민들의 노력과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달말 ‘깨끗한 경안천 만들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도는 우선 이달중 경안천 상류지역인 용인 처인구 길업·마평지구 1만9천평에 수질정화습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도는 경안천 수질개선 종합대책에 들어가는 전체 예산 8천795억6천여만원의 43%인 3천718억6천여만원을 투입, 본류 및 지천 53㎞ 38만평에 이 같은 생태습지와 둔치 등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생태습지 조성과 별도로 환경기초시설 확충에는 4천582억2천여만원이 들어간다.

용인과 광주 등 22개 지역에 하수처리장 6개, 마을하수도 11개를 각각 증설하고, 하수관거 397㎞를 정비한다.

팔당호 부영양화의 주요 원인인 질소와 인을 줄이기 위해서 팔당호 유입 주변 농경지에 최소 단위 규모 10ha의 청정농업 단지를 조성한다. 또 축산폐수의 과다 배출 및 관로 노후화로 인한 유출사고에 따른 팔당호 오염대책으로 기존의 관로수거 방식을 직접 수거방식으로 전환하고, 영세 축산농가에는 축산폐수 운반비를 지원한다.

경안천 전 유역에는 낚시를 금지하고, ‘하천활동의 날’을 지정해 월 1∼2회 쓰레기 줍기 등 하천 정화활동도 벌이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도는 경안천수계 생태건전성 평가사업, 비점오염원 줄이기시설 설치, 환경공영제의 확대 실시를 통해 ‘팔당호 1급수’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도는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해 11월 경안천 수질회복을 위한 ‘경안천살리기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경안천살리기 운동본부는 용인과 광주시 주민대표 각 1명씩을 공동본부장으로 선임하고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장, 용인·광주시 부시장, 용인광주시 의회대표, 경안천 시민연대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의 상설기구로 운영된다.

또 도는 ‘1마을-1회사-1하천’ 운동과 인근 주민을 ‘맑은물 지킴이’로 위촉하는 사업을 벌여 경안천 유역에서 쓰레기 투기나 오·폐수 무단방류 등 하천 오염행위를 밀착 감시한다.

김문수 지사는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경안천을 먼저 살리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팔당호를 식수로 하는 2천300만 수도권 주민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형 붕어들이 떠 다니고, 똥이 둥둥 떠 다녔습니다.”

 

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의 권혁진(45) 사무국장은 불과 4~5년전의 경안천 모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의 권 사무국장은 지난 1998년부터 지역 주민들과 함께 ‘경안천 시민연대’라는 시민환경단체를 만들고 10년동안 깨끗한 경안천 만들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권 사무국장은 “경안천은 수도권의 상수원이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가 개발 규제를 해왔지만 실질적으로 수질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98년 뜻을 함께 하는 지역주민 200여명과 함께 경안천시민연대를 만들고 경안천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안천시민연대는 그동안 경안천 주변의 쓰레기 줍기 등 환경정화운동뿐 아니라 지자체가 직접 경안천 살리기에 앞장서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과거에는 마을 단위로 하천을 따로 관리했지만, 경안천시민연대의 역할로 용인시와 광주시가 경안천을 통합관리하게 된 것.

권 사무국장은 “현재 월 1~2회 실시되는 경안천 정화활동에서 수거되는 쓰레기 양은 50톤에 이를 정도로 많고, 하류로 떠내려가는 오물을 걸러내는 비용만 20억원이 넘는다”며 “올해 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는 하천정화활동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권 사무국장은 또 “아랫마을에서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윗마을에서 더러운 물을 마구 내보내면 아랫마을을 흐르는 하천은 절대로 깨끗해 질 수 없고 반대로 윗마을에서 맑은 물을 보내도 아랫마을에서 더럽히면 하천은 오염될 수 밖에 없다”며 “생명의 젖줄인 하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누구 한 사람이나 기관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하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터뷰=윤철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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