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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 지난해 3월 인터넷에 올려 충격을 준 글이다. “평소에 제가 워낙 많이 놀아서 이제 공부도 할 겸해서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반장 선거를 나가서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학교운영위원회라는 데에서 각반마다 얼마씩 내라고 배당하는데 가격이 너무 많아서 어이가 없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시면서 몇 년 동안 옷 한번 제대로 못 사 입으셨는데…제가 반장되었다고 좋아하셨는데…. 눈물이 비 오듯 합니다.”

학교 찬조금과 촌지에 대한 불평과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다음주 중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찬조금을 학교 현장에서 몰아내는 데 힘쓸 것을 다짐하는 ‘학부모·교사 자정 선언’을 발표하고 실천 운동에 나서겠다고 6일 밝혔다. 전교조도 이달 중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갖고 찬조금 없는 학교 만들기, 촌지 안 받기, 교복 공동구매 운동, 수학여행 등 교내 부조리 척결 운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집단으로 나서서 찬조금과 촌지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부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개인적으로 5년째 새 학기에 학생들에게 편지 한 통씩 나눠준다. 그는 편지에서 “저는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 상품권과 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풍 때도 교사용 도시락을 싸지 마십시오. 제가 먹을 것은 제가 챙기면 그만입니다. 스승의 날도 마찬가집니다. 또, 학급 임원이 된다 하더라도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용품을 돌리거나 어떤 기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밝혀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한다.

학교는 참다운 교육을 통해 인간을 만드는 도장이다. 학교와 교사가 찬조금과 촌지라는 제도를 통해 학생들을 차별하고, 일부 학부모들이 찬조금과 촌지로 자기 자녀들을 과보호하려는 태도는 교육계의 오랜 병폐로 굳어져왔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개혁을 표방하는 단체를 결성했으면 이것 하나라도 척결할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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