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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심 잡아라” 지자체 비상

동호회 등 조직화 정책결정 개입 주도세력 등장

지방자치제 실시와 더불어 지난 10년간 정책결정 등을 이끌어 왔던 지자체 주도 세력이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누리꾼들이 단순한 의견개진 등에 그치지 않고, 동호회 등으로 조직화 되면서 정치세력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른바 ‘넷심(네티즌의 마음)’이 지자체 여론 주도의 한 축으로 등장한 것이다.

경기도 여론담당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지지세력으로서의 등장했던 인터넷 조직이 최근 지역현안 문제에 눈을 돌리면서 지자체의 정책결정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다”며 “이는 명실상부한 여론형성의 한 축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의사 표현 넘어 의견 적극 개진

◇‘넷심’ 어디까지 왔나= 과거 지방자치제 하에서는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토호세력, 공무원 등이 지역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분류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는 감시자로서 주도세력들에 의해 결정된 사안들이 제대로 운영되는 지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등장한 일명 ‘누리꾼’들은 각종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개진하고 나섰고, 일부 누리꾼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이로인해 힘을 얻은 누리꾼들은 의사표현에 머물지 않고, 주장이 같은 세력들을 규합, 조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각 지자체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 각종 주요정책에 넷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일례로 경기도는 홈페이지에 네티즌을 위한 ‘설문조사’란을 만들어 상시 운영하고 있다.

현안 공론화 사이버 투쟁 심화

◇여론주도 거품은 없나= 지방자치에 있어 인터넷 조직은 주도세력으로의 등장과 더불어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네티즌들의 표심을 의미하는 ‘넷심’이 조직화되면서 이미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세력으로 등장했다는 얘기다.

최근 지역현안과 관련한 인터넷카페 운영이 늘어나는 추세는 이를 방증한다.

실제 남양주시의 경우 고등학교 신설이나 도로건설 촉구 등 지역현안사항을 해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인터넷 카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4천여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ㅎ카페’과 ‘ㄷ카페’는 파출소 개설과 신도시 건설, 산책로 조성 등을 요구하고 있고, 회원이 2천여명에 달하는 ‘ㅇ카페’도 우회도로 조기개통과 지하철역 설치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원시 역시 서수원지역 주민들이 비행기 소음문제와 수인선 지중화 문제를 공론화 하기 위해 ‘ㅅ카페’를 구성해 사이버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 카페는 지역현안과 관련 해당 공공기관 홈페이지을 통해 사이버 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인터넷 서명운동과 건의서 제출 등 체계적인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별로 리모델링을 요구하는 카페 개설도 급증하고 있다.

‘일방통행식 여론몰이’ 찬반 갈려

◇제기되는 문제는= 인터넷 조직의 여론주도화 효과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주민의견 반영이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부정적 면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민의견 반영이라는 측면에서는 기존 정책결정의 주체였던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반면 아직까지 인터넷 조직 대부분이 자신들과 관련된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점은 숙제로 꼽히고 있다. 일방통행식 여론몰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도 관계자는 “최근 카페회원이 2천여명이 넘는 거대 조직이 등장하면서 일부 지자체는 이미 이들의 의견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상실했다”고 우려했다.

정치적 부작용 차단 규제 시급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 전문가들은 ‘넷심’을 이미 여론주도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방적 여론몰이 등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관련규제 마련을 우선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활동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판단,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도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 조직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될 경우 각종 선거 등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누리꾼들의 의식 개선과 관련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넷심은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며 “의도적인 주장을 판단할 수 있는 의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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