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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소시적엔 어디가면 아낙들이 줄을서고 번호표를 나눠주며 월화수목 만났는데 세월앞에 장사없네 젊은오빠 간데없네 (중략) 밤새도록 뒤척이며 신세한탄 하다보니 소주두병 맹물이네 병나발이 장난이네 사람하나 그림자도 찾아볼수 없는집이 왜그리도 허전한지 잠이오질 않았다네” 인터넷에 여러 버전으로 나도는 ‘백수찬가’의 한 구절이다. 이 시의 주인공은 취업을 못해 값싼 소주로 소일하는 젊은 실업자다.

이와는 달리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할 생각이 전혀 없는 청년을 청년 백수라 한다. 그들은 눈이 높아 시시한 직장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장기간 마음에 드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거나, 취업시험에서 여러 번 낙방해 의욕을 잃고 논다. 이에 비해 15세 이상 인구 중 주부, 학생, 노인처럼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실업자라 한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이 두 종류의 사람을 집계한 것이다. 취업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를 키우면서 고용으로 흡수되지 않는 존재 그들이 청년 백수다.

한국개발연구원 유경준 연구위원은 8일 ‘최근의 실업률 하락 및 고용률 정체 요인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15~24세)의 ‘취업 포기자’가 1년 동안 10만 명이나 증가해 415만 명에 이르면서 고용률 정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보고서는 경기가 바닥인 지난 1·4분기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고용률은 58.6%로 1년 전의 58.5%와 비슷했다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나 ’청백전’(청년 백수 전성시대)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취업이 어려운 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백수들의 고뇌는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9일 새벽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서 취업 준비를 해온 서울대 인문대 4학년 A(25)씨가 “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이루지 못한 소망 다음에 이루겠습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사건도 이런 비극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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