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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윗사람에 의한 성추행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인류는 시간과 공간과 인종을 초월하여 성현들의 가르침을 존귀하게 여기며 삶의 귀감으로 삼는다. 어느 공동체나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 공동체에는 가정, 학교, 직장, 사회, 국가가 포함된다. 사람이 모인 곳에서 반드시 나이 많은 사람이 지도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인생의 경험이 보다 깊고 풍부하다는 점에서 그들은 모범적인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나 공동체를 위해서 바람직하다 하겠다.

그러나 조직 안에서 일부 윗사람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뒤집는 해괴망칙한 행동을 하여 조직의 기강을 허물고 있을 뿐 아니라 아랫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

직장과 나라를 대표하는 운동선수들이 감독의 횡포에 의해 성적으로 희롱당하거나 추행 수준까지 이르는 모욕을 당하면서도 그 부당함을 공론화하지 못한 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면 이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최근 여자 프로농구 감독이 여자 선수를 호텔방으로 불러 강간에 준하는 성추행을 한 혐의로 피해 선수에 의해 고소당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3학연 여학생에게 도서관 옆 작업실로 불러 문서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는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만지는 등 20여 분 동안 성추행을 했다가 그 여학생이 22일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큰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전북 군산의 한 중학교 교사도 여중생들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뒤에서 껴안고 신체를 접촉하는 형식으로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나 직위해제 됐다.

흔히 한 조직의 책임자들은 윗사람에 의한 성추행을 조직의 명예를 위해 감추려 들고, 성추행을 일삼는 윗사람은 조직이 자신을 보호해줄 뿐 아니라 아랫사람이 자신의 수치를 드러내기 어렵고 또 적절한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하여 그런 짓을 계속한다. 그러므로 도덕과 인륜을 짓밟는 패륜적 행위를 바로잡을 주인공은 공적 기강의 확립을 위해 사적 피해를 숨기지 않고 용감하게 공론화하는 아랫사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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