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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94>-깨달음의 길

마침내 깨달아 인가를 받다-소설가 이재운

황벽이 물었다.

“그래, 어디 갔다 왔느냐?”

“스님 말씀대로 대우 스님을 뵙고 오는 길입니다.”

“대우가 뭐라더냐?”

임제는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러자 황벽이 화를 벌컥 냈다.

“이 대우 놈! 오기만 해봐라, 묵사발을 내버릴 테다.”

그러자 임제가 황벽의 앞으로 다가서며, “뭐 올 때까지 기다릴 것도 없습니다. 지금 당장 묵사발을 내십시오.”

하고는 황벽의 뺨을 철썩 갈겼다.

제자한테 매를 맞은 황벽의 얼굴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 넘쳐흘렀다.

“이놈이 호랑이 수염을 잡다니….”

황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제의 벼락치는 듯한 외마디가 황벽의 귓전을 울렸다.

“얏(喝)!”

황벽이 급히 시자를 불렀다.

“이 미친 놈을 데려가거라.”

마침내 황벽이 인가를 해준 것이다.

세월이 흘러 임제가 임종을 맞았다. 그는 단정히 법좌에 올랐다.

“내가 간 후 내 정법안장을 훼손시키지 말아라.”

그때 삼성 혜연(三聖慧然)이 임제 앞으로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어찌 감히 스님의 정법안장을 훼손시키겠습니까?”

임제는 만족한 듯 삼성에게 물었다.

“이후 어떤 사람이 불법의 골수를 묻는다면 그대는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임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삼성의 고함이 떨어졌다.

“얏!”

임제는 혀를 찼다.

“누가 알리요. 내 정법안장이 이런 절름발이 당나귀 새끼에게 훼손당함을….”

말이 끝나자 임제는 입적하였다.

함통 8년(867년) 정월 10일.

그의 어록으로 <임제록>이 남아있다. 그의 문하에서 삼성(三聖), 보수(寶壽), 대각(大覺), 흥화(興化), 극부(克符), 정상좌(定上座) 등이 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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