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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해경 제민1호 함상 체험기

숨막히는 中어선 나포과정 체험
열악한 상황속 임무 수행에 박수를

 

2007년 7월 24일을 잊을 수 없다. 긴 기적소리가 부둣가를 자극하며 퍼지고 함정의 우현에 도열하여 멀어지는 부두를 응시하며 각오들을 다지고 있는 대원들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영화에서나 한번쯤 보았을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빛으로 용광로의 철근처럼 달구어진 함정을 바삐 움직이며 ‘바다에서의 안전의 보루’라는 사명감을 갖고 바다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신속히 처리하는 이들이 있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여름 피서철 해수욕장에서 간혹 접해봤을 조금은 생소한 바로 해양경찰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바로 이들을 교육시키는 해양경찰학교이다. 2006년 12월 31일 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교수로 특채된 이후 해경인이면서도 해상에서의 함정근무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신임경찰을 비롯한 직원들을 교육을 시켜오면서 일정한 한계에 부딪치며 고민하고 있을 때, 바삐 돌아가고 있는 학교 교육일정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되는 신임경찰과 기존 직원의 교육에 좀 더 도움이 되길 희망하는 데에서 학교장님과 교무과장님의 배려로 10여일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1501호(제민1호)에 편승해 늘 목말라했던 함상체험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7박8일간의 출동기간 중 기관고장의 국내어선 예인, 이어도 순찰, 실족자 수색작업, 환자응급수송 등의 업무를 하였는데 그중 비록 실패는 하였지만 EEZ선을 침범한 중국어선의 나포과정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출동 이튿날 오전 중국어선 2척이 EEZ선을 침범하여 조업을 하고 있음을 레이더를 통해 확인한 제민1호는 중국어선으로 전속항진, 드디어 말로만 듣던 중국어선의 나포과정을 보게 된다는 흥분에 조타실의 자리에서 일어나 함수를 따라 먼 바다를 응시하고 살피기를 10여분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멀리서도 국내어선과 확연히 구별가능한 붉은 기를 휘날리며 조업중인 철선의 중국어선! 종종 고무보트인 단정에 부딪쳐서 단정이 터지거나 전복될 수 있어 중국어선의 나포는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작전이다.

무사히 단정의 우리 대원이 중국어선에 올라가서 조타실을 장악했다는 무전 연락이 왔다. 그러나 이는 30분이 흘러가면서 상황은 변해갔다. 제민1호를 주위로 4·50 여척의 중국어선이 둘러쌓고 있었다. 일부는 우리에게 자기들의 세를 과시하듯 에워싸며 움직이고 일부는 나포대상어선에 옮겨 타려 하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망망대해에 가득히 채우고도 남음이 없으리라...

조타실에는 순간 정적이 흘렀고, 함장님의 명령!, ‘총원 모두 귀함하라!’ 어려운 결단이었으리라! 조금만 늦게 대처했으면 분명 유혈사태가 발생했을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째 모든 작전에는 기동력이 우선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는 육지에서와 같은 속력으로 이동 가능한 함정은 없기 때문에 지원병력의 즉각적인 원조에 어려움,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해 2대의 단정을 구비하고 있는 것인데 속도는 빠르지만 충돌에는 약한 단점과 승선인원이 7명 내외이므로 20여명 이상이 승선하고 있는 중국어선을 장악하기에는 부족하다.

 

제민1호의 정원 59명에 40명 정도밖에 인원이 확보되어있지 않으므로 작전수행을 위한 경찰의 인원 충원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둘째 각종 무기류 등의 장비들이 있으나 총기류사용은 국제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사용하기 곤란한데 이 점을 중국어선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고,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 등으로는 진압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다른 장비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셋째 무전기가 유일한 단정과 함정 사이의 연락가능한 통신망임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좋지 않은데다가 갯수도 부족하여 긴박한 작전을 수행함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하루속히 성능이 우수한 무전기를 전 함정에 보급해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해내고 있는 해양경찰에게 국민의 깊은 관심과 뜨거운 응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폭염속에서 지금도 비지땀을 훌리고 있을 해양경찰의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해양경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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