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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의 작가탐방<26>-정규리의 예술세계

 

그녀의 작품은 2차원의 세계를 재미있는 조형으로 재창조한 것이라 하겠다. 깜찍한 형상과 공간감은 회화의 영역이 얼마나 무궁무진한가를 실감나게 해준다.

색다른 관점에서 풀어헤쳐진 공간감은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함께 훌륭한 조형 언어로 우리들의 마음에 흥미로운 메시지를 던져준다.

최근 미술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술시장에 펀드가 들어와 있다는 둥, 수십 명의 큰 손들이 유망한 작가의 미술 작품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는 둥, 어떤 잘 팔리는 작가는 외제차를 사서 타고 다닌다는 둥, 여러 소문들과 수군거림이 들려온다. 확실히 미술계가 이상 과열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어쨌든 미술계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가능성 있고 유능한 젊은 작가들이 주목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올 봄에 필자는 경기도 장흥 아트파크 오픈스튜디오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젊은 작가 정규리의 작업실에 간 적이 있다. 그 때까지 정규리의 작품을 본 적은 있었지만 작가를 만난 적은 없었는데, 요즈음 뜨는 젊은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들은 적이 있어서 작가의 작업 공간이 내심 궁금하기도 하였다.

 

작업 공간에는 의외로 작품이 많지 않았다. 열심히 많은 작품을 그렸지만 정규리의 작품을 애호하는 애장가들이 그림을 가져갔음을 나중에 알 수 있었다. 정규리의 작품은 가정에 걸어놓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고 작품성이 높다. 게다가 충분히 사랑할 만큼 섬세하고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 후에 필자는 모 잡지에 정규리를 간략하게 다루면서 그녀의 작품세계에 더 많은 호감을 갖게 되었다. 원래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음에도 전형적인 서양화를 수준 높게 전개시키는 게 놀라웠기 때문이다.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5년간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자신과 관련된 조형의 세계를 나이에 비해 상당히 예리한 각도에서 분석하였다. 그녀는 그림에 있어 대단히 신중하고 겸손한 인상을 풍겼다. 학부 때 동양화를 전공해서인지 서양화를 하는 대다수의 작가들과는 달리 동양화의 깊이와 무게를 누구보다 잘 깨닫고 있어 신선함마저 느껴졌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동양화를 전공하였는데, 동양화는 수양과 함께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서 이루어지는 작업이라 생각되었어요. 그리고 아무나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내면의 깊이가 필요하니까요.”

동양화의 본질을 머리로 이해하는 사람은 간혹 볼 수 있으나 정규리처럼 스스로가 체험하고 느끼면서 진실로 깨닫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생각된다. 필자도 서양미술을 전공하다가 동양미술로 전환한 후에야 비로소 동서양의 미술이 그 깊이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걸 느끼게 되었었다.

이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주변을 돌아 볼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정규리는 좀 더 진지하고 차분하게 예술세계에 접근하고자 한다. 젊은 나이에 미술의 현장에 묻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작업을 하던 그녀였기에 아마도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여유를 찾고 싶을 것 같다. 단순히 쉬기 위한 게 아닌, 자신이 그 동안 해왔던 작업을 차분하게 되돌아보고 싶은 시간을 갖는 게 정규리의 심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냉철하고 분석적이며 다재다능하고 끼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간을 조형의 이미지로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훌륭한 조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평면이라는 2차원의 세계를 재미있는 조형으로 재창조한 것이라 하겠다. 깜찍한 형상과 공간감은 회화의 영역이 얼마나 무궁무진한가를 실감나게 해준다. 색다른 관점에서 풀어헤쳐진 공간감은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함께 하나의 훌륭한 조형 언어로 우리들의 마음에 흥미로운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녀의 조형 언어는 대단히 깜찍하며 지극히 여성스럽기에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작품성을 지녔다.

 

작가 정규리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작품 세계를 조금은 의도적이다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가 우리들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은 단순하게 어떤 대상을 그리고자 하는 게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그녀의 작품에는 무엇보다도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다.

 

 

여기서 순수함이란 자신의 작품에서 추구하고 있는 가식이 없는 형상과 시공간의 본질이라 생각된다. 작가의 작품에는 그림자조차도 부담이 될 정도로 깨끗함과 정확함이 담겨있다.

얼른 보면 경직된 논리성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극히 자유함이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삶의 진실이 녹녹하게 녹아있는 게 정규리의 조형의 특성이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우리는 그녀의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실체이자 진실이며 우리가 지금껏 알지도 보지도 못했던 열린 세계로의 진실한 공간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구가 우주 공간에 떠있는 둥그런 존재인지도 몰랐었다. 태양을 도는 라이프 존이 우리의 생명을 지금껏 이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정규리가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공간감과 형태 역시 우리가 지금껏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또 하나의 참 존재가 될 수 있다. 정규리의 작품은 이런 측면에서 정말로 진지함을 느끼게 해주며,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항상 자신의 그림처럼 밝은 얼굴인 정규리의 모습에서 프로다움을 느끼며, 그녀가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고민하는 ‘한국성’ 문제를 언젠가는 극복하고 더욱 역량 있는 한국미술의 큰 화가가 되기를 은근히 기대해 본다. ■글=장준석(미술평론가)

그녀, 조형 언어로 회화를 말하다

<약력>

200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박사과정

2001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 졸업 (MFA)

(Ecole national superieure des Beaux-Arts de

paris, France )

199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BFA)

2006~2007 장흥아트파크 입주작가

<개인전>

2006 금호 미술관 영아티스트 전

2005 갤러리 마노 기획전

2003 갤러리 아트사이드 기획전

2002 갤러리 인데코 기획전

<주요단체전>

2007 Art in philosophy-성곡미술관

Critical perspective-130여명의 작가들-인사아트센터

KIAF 2007-코엑스 태평양관

Cutting edge 6-서울옥션스페이스

Speed up H.art gallery (현대자동차_서울옥션 기획)

ARCO 아트페어 마드리드, 스페인

No bounds-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Surroundings: In and Out-갤러리 인

2006 Friends of kumho-금호미술관

SIAC 2006-코엑스 컨벤션홀

White sale for children-서울옥션스페이스

장흥아틀리에 오픈 스튜디오

작은 미술관 장흥아트파크

cutting edge 4-서울옥션스페이스

신세계 아트페어 purple cake-신세계미술관

KIAF 2006-코엑스 태평양관

To the future-갤러리 마노

2005 Share the love with avenuel

애비뉴엘 명품관 (서울옥션 기획)

Cutting edge 2-서울옥션스페이스

My private art bank-국민은행 PB센터

2004 가늘고 긴 그림전-갤러리 마노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광주 금남로5가 지하철 역

인사아트카니발(시차와 풍향전)-인사아트센터

시사회전(프리뷰 개관기념전)-대안공간 Preview

2003 Art Book Art-국립현대미술관

꿈꾸는 오브제-금호미술관

INTRO-갤러리 인

I YOU US-성곡미술관

CUBE & TUBE-프랑스 문화원 기획초대전

상상도서관-갤러리 스톤 앤 워터

아트 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1-총신대학교 도서관

예우대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노보텔 앰배서더 개관 10주년 기념전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2002 예원학교 개교 35주년기념전-예원학교

열린 미술-미술의 시작전-성곡미술관

파리 한국- 젊은 작가 9인전-갤러리 리즈

현대미술의 기능, 그 흔적전-열린 화랑

2001 르호봇-크레믈린 비쎄트르 병원 파리

Le cerveau infini-ENSB_A (파리국립미술학교) 파리

2000 Salon de mai-에스파스 에펠 브랑리 파리

1999 Salon de mai-에스파스 에펠 브랑리 파리

1995 새로운 형상과 정신전-갤러리 도올

1994 새로운 형상과 정신전-공평아트센터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UBS bank, 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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