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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양두구육(羊頭狗肉)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반부패 국제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 한국본부는 26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2007년 부패 인식지수(CPI)’ 발표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부패 인식지수는 10점 만점에서 5.1점으로 조사대상 180개국 중 43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4년(4.5점)에서 2005년(5.0점) 0.5점의 큰 상승폭을 보였으나 지난해 0.1점 상승에 이어 올해는 제자리에 그침으로써 부패 개선 속도가 현저히 둔화했다.

끊임없는 부패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시민단체 정부와 국회는 2002년 1월 25일 부패방지법의 효력발생과 더불어 부패방지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기구는 국가청렴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2005년 7월 25일 재출발했다. 하지만 그 무렵부터 부패 인식지수가 답보상태로 돌아섬으로써 청렴한 공직자, 투명한 정부, 깨끗한 사회를 표방하고 “청렴이 국가의 경쟁력이다”라고 외치고 있는 국가청렴위원회의 입장이 난처할 것 같다.

더구나 청와대 변양균 전 정책실장이 기획예산처 차관시절부터 예일대 가짜 박사 신정아(35)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직권을 남용하고 장관 시절에 신씨를 동국대 조교수로 임용하는 데 압력을 넣었으며, 청와대의 실권자가 돼서는 그 대가로 10억원이나 되는 특별교부금을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의 개인 사찰인 흥덕사의 보수비로 지급케 한 혐의를 받고 있고,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이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초기에 “깜도 안 되는” 운운하며 이들 부패 사범을 감쌌다.

민주화에 공을 세웠지만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몇 백억 원 규모의 보상을 받기 위해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려 했을 때 기획예산처의 공무원이 국회에 상주하다시피하면서 “그 돈이 나가면 국고가 텅 비어요”라고 엄살을 떨며 입법활동을 방해한 일이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실력자 변양균씨는 사연(私戀)을 불태우며 혈세를 엉뚱한 데로 쏟아 부었다. 이런 행태를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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