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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백두산은 없다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외교통상부가 중국 지도를 수집 분석해 12일 한나라당 박 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는 중국에서 발행된 70종의 지도 중 68종은 백두산을 ‘창바이산(長白山)’으로 표기했으며, 나머지 2종은 백두산 관련 표기를 아예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수십 년 전부터 ‘동북공정’을 추진한 이래 ‘백두산 천지(白頭山 天池)’를 ‘창바이산 천지(長白山 天池)’로 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독도 영유권을 거론할 때 옛 지도를 중시하지만 중국은 현재 지도도 바꿔치기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왕검이 세운 고조선을 국사에서 추방하고 조선시대에는 중국을 상전으로 모시고 일제시대에는 일본에 굽실굽실한 식민주의 내지는 사대주의사관에 깊이 물든 한반도의 지도자들이 ‘우리식’을 복창하며 멍석을 깔고 노는 사이에 주변 강대국들은 ‘동북공정’ 또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눈에 불을 켜고 역사와 영토를 확장하려고 집요하고 치밀하게 노력해왔다.

그러나 김일성을 부자세습으로 승계해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아리랑’을 관람시키면서 “장백산 줄기줄기 피어린 자국/ 압록강 굽이굽이 피어린 자국/ 오늘도 자유조선 꽃다발 우에/ 력력히 비쳐주는 거룩한 자욱…”이라고 행진곡풍으로 이어지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들려줬다. 노 대통령은 공연 중 두 차례나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크게 호응했다. 김 위원장과 노 대통령은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둔갑시키며 희희낙락한 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도자들의 의식 수준이 이러니 진보를 표방하는 ‘청년학도’들은 하늘색 바탕에 흰 한반도가 그려진 이른바 ‘한반도기’란 것을 태극기 대신 흔들면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식으로”를 외쳐대고 있다. 그들은 웅대한 고조선과 고구려사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옆구리나 정강이를 두들기면서 “이것이 내 몸의 중심이요”라고 외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아아, 우리가 국사를 빼앗기고, 백두산을 잃어버리는 지지리도 못난 후손들로 머물러서는 결코 안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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