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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부부 대통령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세상에 태어난 무수히 많은 사람 중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사람은 확률상 0.몇 또는 0.0몇 분의 1의 행운을 타고났다고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이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라고는 말할 수 없으며 실제의 경험으로도 그렇다. 하지만 인간의 여러 욕망 중 강력한 것 중의 하나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직은 매력을 지닌다. 오는 12월 우리나라의 대선에 출마 예상자들이 수십명이나 되는 것도 이점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백범 김구 선생은 관상과 사주로 자신의 운명을 알았기에 대통령 꿈은 안 꾸고 일제시대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조국이 해방되면 ‘중앙청의 문지기’가 돼도 좋으니 해방되기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승만 박사는 상해 임시정부 시절에 유명한 사주 전문가로부터 “반쪽 대통령은 되겠다”는 운명 감정서를 받고 그걸 몸 깊숙이 간직한 채 불철주야로 노력해서 분단된 조국의 ‘반쪽 대통령’은 했다.

대통령 되는 길이 이렇게 험난하다보니 대통령 된 사람은 우쭐할 것이며, 권력을 쥐었으니 마구 휘둘러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부자가 세습해 권력을 장악한 경우도 북한에는 있지만 그것은 권력이 권력을 쥐어준 것이지 자유민주주의적 방법으로 된 것은 아니다. 국민의 정상적인 투표를 통해 아들과 아버지가 대통령이 된 행운을 미국의 부시가(家)가 누렸다. 세상의 다른 가문들도 이를 위해 남몰래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국민은 28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정의당의 여성 후보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를 당선시켰다. 페르난데스는 현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부인이다. 이로써 그들은 역사상 최초의 국민 선출직 부부 대통령이란 기록을 세웠다.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가 부부간에 얼굴을 맞대고 서로 어떤 호칭을 사용할 것인가가 흥미롭다. 어느 부부가 동네의 요직을 차지해도 “지들끼리 다 해먹으려나”하고 핀잔을 받는 것이 상례인데 아르헨티나에서는 부부가 ‘다 해먹는 자리’에 올라 열렬한 축하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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