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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의 작가탐방<34>-고성희의 예술세계

 

그의 유리를 소재로 한 작업은
단순히 생활과 관련된 기능 위주의
소품으로 된 공예 제품이 아니라
유리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한 예술성이
충만한 조형의 세계이다.
가장 아름다운 재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도 있는 이 유리는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그 예술적 가치가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유리라는 재질이 녹아나듯이
그의 욕심 없는 무위(無爲)로운 행위가
허정정명(虛靜精明)한 유리를 통해
더욱 새로운 이미지로
승화되고 탄생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차가운 유리조각에 생명의 빛을 투영하다

예술의 장르는 갈수록 더욱 다양해지고 복합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과학과 접목된 미디어 아트는 물론이고 어린아이들의 놀이 미술과 관련된 퍼니 아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미술 양식들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미술에서 주목되는 것 중에 하나가 유리를 소재로 한 미술이다.

 

예술의 장르는 갈수록 더욱 다양해지고 복합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과학과 접목된 미디어 아트는 물론이고 어린아이들의 놀이 미술과 관련된 퍼니 아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미술 양식들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미술에서 주목되는 것 중에 하나가 유리를 소재로 한 미술이다.

 

고대 신라의 황남대총에서 유리로 만든 유물이 출토되면서부터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는 예로부터 유리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리를 우리의 기술로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십 년 안팎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이는 유리 기술이 현대 공학이나 과학과 밀접하게 관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예술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유리 기술에 있어서도 아직 제대로 발전되지 못한 우리의 유리 산업은 유리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그 수준이 떨어지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유리 산업 기술이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조각가 고성희는 우리에게 생소하기만 하던 유리 조각에 관심을 두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실험하여 유리 조각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꿔놓았다.

 

그는 비록 젊은 나이지만 그의 유리 예술의 영역은 가히 세계적이라 할 만큼 수준이 높고 심도가 깊다. 국내의 유리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이룩한 유리 조형의 차원은 단순한 공예적 수준을 벗어나 3차원적 공간에 펼쳐진 수준 높은 조형예술로서 손색이 없다.

 

더욱이 그의 유리 조형 예술은 단순한 조각의 차원을 벗어나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는 그가 홍익대에서 조각을 전공하면서 유리 조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으로 남다른 조형의 세계를 꿈꾸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이처럼 유리 조형에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한 것은 작품에 대한 실험과 전위 예술적 신념을 지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굽힐 줄 모르는 예술에 대한 집념과 창의력이 그가 재직하고 있는 남서울대학교를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의 유리 전문 조형 예술 학교로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된다.

그의 유리를 소재로 한 작업은 단순히 생활과 관련된 기능 위주의 소품으로 된 공예 제품이 아니라 유리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한 예술성이 충만한 조형의 세계이다. 가장 아름다운 재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도 있는 이 유리는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그 예술적 가치가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빛을 나타내기엔 더 없이 이상적이었던, 유리로 제작된 스테인드글라스는 단일체로서의 아름다움을 담은 극치의 예술이었다. 여기에는 신의 빛의 투영이라는 당시 최고의 미학이었던 프로틴노스의 사상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가 고성희의 유리 조형의 세계는 오늘의 현대 예술 철학을 무리 없이 담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재료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미디어나 비디오 혹은 다양한 영상 매체 혹은 기타 과학의 산물들이 현대 미술을 이끄는 중요한 근간이 되듯이 현대 과학이 나은 또 다른 매체 가운데 하나로 유리를 들 수 있다. 현대에 생산되는 다양한 유리들은 과거의 그것에 비해 예술 창작을 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재료라는 훌륭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예술 창작에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는 유리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고성희의 작품세계는 일단 현대적 조형 감각으로 볼 때 손색이 없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무리 두터운 유리라 할지라도 그 속이 잘 보이는 것처럼 고성희의 작품세계는 담박하고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이물질이 전혀 끼지 않은 투명한 유리처럼 그의 작품세계에는 어떠한 가식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는 아무 생각도 아무 행위도 하지 않는 그 자체를 스스로 즐기며 우주 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한다. 그는 아마도 투명한 유리 속에 담겨있는 가장 깨끗하고 투명한 기운과의 교융을 즐기고 관조하는지도 모른다.

 

 

옛 선인들이 물아(物我)의 경계에서 자신을 투영시켜 하나가 되거나 혹은 서로의 기운을 멋들어지게 투영시키는 것과 다름 아니다. 고성희는 유리라는 색다른 재료를 통해 현대적 조형 감각과 과거 옛 철인들의 자연주의를 체득하고 호흡하는 것은 아닐까.

유리라는 재질이 녹아나듯이 그의 욕심 없는 무위(無爲)로운 행위가 허정정명(虛靜精明)한 유리를 통해 더욱 새로운 이미지로 승화되고 탄생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늦가을 단풍 속에서 겨울을 알리는 스산한 한 가닥의 바람이 더욱 투명하게 느껴지는 이 시각에 연구실 겸 작업실을 지키고 있을 것만 같은 조각가 고성희의 작품 세계를 헤아려 본다.

 

기운생동이라는 네 글자가 유리처럼 맑게 생각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남들이 하기 두려워하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좋아서 하는 작가가 오늘을 사는 진정한 예술가가 아닌가 싶다. ■ 글= 장준석(미술평론가)

 

 

 

 

 

 

 

[약력]

 

남서울대학교 유리조형(환경조형) 교수
남서울대학교 유리조형연구소 소장
한국공예학회 유리분과 위원장
(사)한국미술협회 조각분과위원
한국유리조형연구소 소장
‘유리의 城’ 박물관장 외 다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조소과 졸업
프랑스파리 국립미술대학 수료
프랑스파리 ADAC 유리전공

 

2000, 2002 Glass Art Festival 운영위원장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심사위원, 운영위원
서울시 환경조형물 심사위원 외 다수

 

[개인전]
국내·외 9회

 

그룹전 및 단체전
국내·외 160여 회

 

[심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서울시 조형물 심의위원
인천시 조형물 심의위원 외 다수

 

[조형물]
남서울대학교 ‘성암문’
삼성코닝 ‘가치창조의 탑’
제주 유리의 성
휘닉스파크 ‘eye‘
日本 나고야 민단 ‘눈-97’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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