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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파랑새의 꿈, 매니페스토 운동

공약 선거를 기대하는 유권자
매니페스토는 후보자의 증거물

 

나는 죄가 없어요 / 죄라면 / 당신 사랑한 죄밖에 / 없으니까요-소하 성인현.

요즘 들어 자주 읽는 시구다. 소하 성인현의 시 ‘장미와 파랑새의 전설’이다. 내게 죄라면 당신을 사랑한 죄밖에 없다는, 이 말에 스스로가 떳떳한지를 되묻곤 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 충실하려 한다.

혼란스럽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비전과 대안 경쟁은 사라지고 차악의 선택을 강요하는 무분별한 이합집산과 유권자의 모든 권리가 무시되는 짜증나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고 한다.

허나, 현정치권의 바뀌지 않는 구태를 남일 보듯 탓하기만 하거나 부화뇌동하며 끌려 다닐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의 미래 대안을 놓고 무한 경쟁하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기대하는 유권자의 작은 소망들이 너무도 소중했다.

지난 2월 정당대표들과 함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약속 하는 선언식을 진행했고 10월 19일 국회에서 6당 대표들과 대선후보들에게 ‘대선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협약식’을 통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을 약속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과 후보자들의 매니페스토 책자발간이 지연되고 실천본부의 이러한 노력들이 외면받아 왔다. 언론은 위험스러울 정도로 보편적이지 않은 지지율로 유권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경마식 기사에 정책검증의 중요성이 힘을 잃어갔다. 급기야 매니페스토 선거를 위한 모든 노력이 ‘아무 쓸모없는 것’이라 조롱하는 이도 있었다.

처절한 절망은 무한 용기를 싹틔운다고 했던가? 매니페스토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언론에서는 후보자 위주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던 관성에서 탈피,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책아젠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언론마다 앞 다퉈 많은 정책검증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지난 2일부터 ‘대북정책 매니페스토’를 정가 2천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0일부터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라는 종합공약집 서점판매를 시작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세상을 바꾸는 민주노동당 정책공약집’을 유세장 주변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It’s my style 20대 새로운 정치를 선택하다’라는 대학생을 대상의 정책공약집을 2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20대 핵심공약집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허나, 어처구니없는 선데이서울식 신정아 사태 광풍이 전체를 휩쓸더니 BBK 주가조작 검찰발표에 대해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물론 대선후보검증이라는 것은 자질과 능력, 정책대안능력들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러나 해도 해도 너무한 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후보자의 공약은 사회적 계약으로서 효용성이 있다. 그러나 과거 후보자의 정책 공약집은 2급 비밀 취급 받았다. 타 후보가 베껴 간다는 논리와 공개해서 딴죽 걸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의 매니페스토 정책공약집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그러한 관성을 바꿔 놓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매니페스토식 정책선거가 진일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으로는 과거 대선주자 TV토론에서 가장 많이 후보자 답변은 ‘오보입니다’ ‘생각나지 않습니다’ 였다. 허나, 이번에는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은 증거물이다. 정치권 스스로 자신들의 손으로 쓴 증거물, 매니페스토 정책공약집이 발간되었기 때문이다. ‘후보님이 제출하신 매니페스토 공약집 몇 페이지 몇째 줄에 보니 이런 정책이 있는데 해명해 보시죠?’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대선이 하루 남았다. 이제 남은 것은 언론과 유권자의 몫이다. 꼼꼼히 따져보고 똑똑하게 판단하자. 결코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아 나간 것은 역사상 정치엘리트들이 아니었다. 우리의 손으로 소중히 가꾸었고 힘을 모아 바꿨나갔다.

어쩌면 이런 작업들에 우리 스스로 지쳐있을 법 하다. 언제까지 지난하고 고단한 수고를 더해야 하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어쩌랴? 죄가 있다면 사랑한 죄밖에 없는 것을. 멀리 날아야 하는 수고를 타고난 파랑새의 전설인 것을.(출처: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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