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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재래시장] 수원 구매탄시장

 

“우리 시장 채소는 마트보다 가격도 싸고 물건도 좋지요. 상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정겨운 가격흥정, 덤을 얹어주는 넉넉한 마음이 우리 시장 최고의 전략입니다.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176번지에 위치한 구매탄시장은 30년 전 구매탄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노점들이 모이는 것을 시작으로 조성됐다. 작년 5월에는 ‘구매탄시장’으로 재래시장 인가를 받았고, 12월에 현대홈타운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재정비를 시작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구매탄시장은 1157m² 부지에 채소, 생선, 과일 등 1차식품을 중심으로 건어물, 건강원, 반찬가게 등 54개 점포가 자리 잡고 있으며 110여명의 상인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곳 상인들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화합이다. 시장이 밝아야 손님들도 마음 편히 시장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구매탄시장 상인들은 산악회를 조성, 일주일에 한 번씩 등산을 하면서 화합을 도모하고 명절이 되면 시장에 모여 윷놀이를 하는 등 좋은 일터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다. 또 이러한 모임이 있을 때 마다 시장 이벤트, 경품행사를 의논하는 등 즐거운 시장 만들기에 끊임없이 고민하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1년 말부터 2년간은 구매탄아파트 재건축으로 시장에 큰 공백기가 생겨 고비를 겪기도 했다.

그 후 현대홈타운이 들어서고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는 듯 싶더니 주변 아파트 단지에 일주일에 한 번씩 알뜰시장이 들어서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상인들은 저마다 90년대 초 발 디딜 틈도 없었던 시장의 모습을 떠올리며 제2의 도약을 꿈꾼다. 따라서 올해 11월 수원시의 지원으로 시장 출입구에 ‘구매탄시장’을 알리는 간판 설치를 시작으로 쾌적하고 편리한 재래시장 환경 구축을 위한 발돋움을 시작했다.

시장 상인들은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는 재래시장 활성화 교육에도 참여하는 등 서비스와 전문 경영인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아케이드 설치, 도로포장, 조명설치, 진열대 재정비 사업 등을 계획 중이다. 무엇보다도 주력상품인 1차 식품의 품질을 위해 새벽마다 서울 가락동 시장을 찾는 열성이 이곳의 최고 경쟁력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구매탄시장의 채소는 마트보다 30% 이상 저렴하고, 당일 유통 당일 판매의 소신을 가지고 있기에 싱싱하고 양도 많다.

 

또 싱싱한 채소로 만든 반찬가게, 맞벌이 부부를 위한 식품점, 건강원 등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판매망이 구축돼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기도 하다. 영통구 내 유일한 재래시장이라는 자부심과 전통적인 모습 그대로를 경쟁력으로 구매탄시장은 오늘도 활기차고 즐거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휴식공간 마련 젊은 소비층 공략 할터”

   
 
  ▲ 이의규 상인연합회장  
 
▲구매탄시장의 경쟁력은?
-우리의 경쟁력은 화합이다.
모두들 오래 전부터 이곳을 터전으로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다들 가족같이 가깝다. 오는 손님들마다 작은 규모에 비해 알차고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우리 시장에 와서 상인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집에 돌아갈 때 쯤 스트레스는 모두 해소돼 있을 것이다. 어려운 고비가 있었지만 격려해주시는 손님들과 상인들의 화합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구매탄시장의 활성화 방안은?
-시장환경 개선을 위해 도로와 진열대 재정비에 우선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젊은 소비층을 시장으로 유도하려고 한다. 주위 환경이 깨끗해야 일하는 상인들도 장사할 맛이 날 것이고 오는 손님들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후에는 재래시장 분위기는 충분히 살리되 휴게시설 및 휴식공간을 마련해 대형마트 못지 않은 편리함을 갖출 계획이다.

 

 

“힘들지만 건강할 때까지 재래시장에서 일 해야죠”

   
 
  ▲ 홍종현 시장상인  
 
“지금까지 고생만 한 우리 아내 손잡고 전국 유람 다니는 게 가장 큰 소망이에요. 열심히 일 하다보면 그런 좋은 날이 오지 않겠어요?” 구매탄시장에 터를 잡고 하루도 빠짐없이 3시 30분에 일어나 새벽을 깨우고 있다는 홍종현(58)씨.

 

홍씨는 “직업의식을 가지고 일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습관이 돼 버렸다”며 “아내가 힘들어 할 때 마음이 애잔해져서 그렇지 나는 거뜬해”라며 아내 걱정이 우선이다. 또 “힘들게 일하지만 집 장만하고 세간 늘릴 때 그래도 보람을 느낀다”며 “건강이 따를 때까지는 시장에서 일하겠다”며 재래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장에서 일하면서 1남2녀의 자녀들을 모두 키웠고 그 중 둘째 아들은 홍씨와 같이 일한지 2년 째. 홍씨는 아들이 장가들면 좋은 채소 고르는 비법을 전수하고 가게도 집도 모두 물려주고 이제껏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생을 즐기고 싶다는 소박한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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