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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경제 살리기, 비전을 먼저 제시하라

국가 발전 장기 전략 필요
한반도 미래 단계별 구체화해야

 

짐 로져스(Jim Rogers)는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와 함께 1만 달러로 투자회사 ‘퀸텀펀드’를 설립해 20여 년 만에 2천100만 달러 기금을 가진 회사로 키워낸 투자가다. 그는 미국경제가 심각하다며,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이 만연한데 금리를 낮춰 미국의 달러약세를 만방에 알리는 꼴이 됐다며 서브프라임 문제의 근본치유는 앞으로 5~6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일본 엔, 스위스 프랑, 그리고 중국 위안을 사들인다며 중국경제의 버블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안을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경제가 어려움을 겪겠지만, 19세기 미국이 불황과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몇차례 융성했던 역사를 지닌 중국이 문제투성이인 미국을 대신할 유일한 대국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경제 관련 주식은 거의 대부분을 팔아버렸다며, 중국 위안과 농업분야 관련 주식을 추천하고 있다. 아시아는 200년 전 영국과 100년 전 미국처럼, 미래의 물결을 타게 될 것이라며, 그는 최근 거처를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중국 본토의 상해와 북경보다 대기오염 등 공해가 적고 좋은 의료시설과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제도를 가진 싱가포르를 택했다고 한다.

이명박 당선자는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해 임기내 3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살리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동맹 강화를 전제로 북한의 국민소득을 3천 달러 수준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환경을 살리고 국토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하고 대학입시 자율화와 그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고교설립과 교원 연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를 살리려면 싱가포르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는 인구가 우리의 1/10, 국토의 면적은 1/100도 되지 않는 작은 나라지만, 경제성장률은 9.0%를 웃돌고 일인당 소득이 우리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경쟁력의 원천을 청렴하고 시장지향적인 정부, 엄격한 법치,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으로 분석 평가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가의 장기 발전전략과 그에 필요한 교육시스템이다.

싱가포르는 충분한 녹지를 확보해 늘어나는 인구를 쾌적하게 수용하는 국토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600㎢의 좁은 국토를 760㎢ 수준까지 바다를 매립해 넓히고, 외국인을 계속 받아들여 450만명의 인구를 650만명으로 늘리는 국가의 50년 장기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다민족간의 융합 등 장기전략 이행에 필요한 교육을 중등교육부터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기업 투자환경은 짐 로져스 스스로가 이주해 올 정도로 해외의 기업과 투자유치에 대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녔다. 우리도 지난 10년 동안 고질화된 반 시장, 반 기업, 반 개방 정서를 바로잡고 불필요한 규제철폐와 법질서 확립으로 기업환경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개선하면, 투자가 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일자리도 늘어나 당선자의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의 장기 발전전략과 교육정책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의 퍼주기식 대북정책, 지역균형발전과 부동산정책, 교육평준화 정책 등의 실패를 강조하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는 과거 정책들의 개선만으로는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가 없다. 우리는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북이 협력해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전개해 갈 것인지 단계별로 구체화해야 한다.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통일 한반도의 경제성장은 물론이고, 불행한 과거사로 전세계에 흩어진 7천만 동포들을 하나로 결집하는 새로운 경제권을 구축해야 한다. 한글을 사용하는 7천만 동포의 한글 경제권을 우리민족의 비전으로 설정하고, 국가와 민족의 단계별 장기 전략을 구체화 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는 경제를 살리려면, 7천만 동포가 민족의 긍지를 회복할 수 있는 한글경제권의 비전을 먼저 제시해라. 그 것이 새로운 정부가 과거 정권들과 차별화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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