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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대탐험] 0. 고구려 기상 품고 새해 새 출발

5세기 만주벌판 호령 선조의 기개 문화유적에서 찾다
고구려 유적 탐사단 한민족 뿌리를 찾아가다

 

 

 

무자년(戊子年)은 대한민국이 건국된지 60주년을 맞는 해다. 대한민국이 환갑의 나이가 되기 까지는 피와 땀으로 국가를 세우고, 지키고, 발전시켜온 선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관련기사 16면

중국은 그동안 자국내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고 고구려를 비롯한 발해, 몽골 등 동아시아의 역사를 뿌리 채 뒤흔드는 역사왜곡을 치밀하게 진행시켜 오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동북공정은 올해 베이징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찾고 겨레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전문가와 탐사단을 구성, 1천500년전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를 찾았다.

고구려인들의 숨결이 아직도 생생한 만주벌판은 지금은 남의 땅이 되어 있지만 그들이 가졌던 웅혼한 기상 만큼은 우리가 이어받아 되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대장정의 길에 올랐지만 돈벌이로 전락한 고구려 유적지들을 안타까움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5세기 무렵 세계 최고의 문명을 구가하며 드넓은 만주 벌판을 호령했던 동아시아의 대제국 고구려는 숱한 외세의 침략과 좌절을 겪으면서도 당당히 북방지역의 주인공이자 한국 역사상 가장 강성한 나라를 구축했다. 그런 고구려인의 후예가 바로 우리다.

기원전 1세기부터 668년 멸망할 때까지 700여년을 존속한 고구려는 오늘날 중국 동북지방의 요녕성과 길림성 및 흑룡강성 일대와 한반도 중남부 일원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많은 유적과 유물을 남겼다

고구려 유적은 성곽과 사찰 등의 건물지, 고분 등으로 크게 나뉜다. 고구려의 도성은 왕궁을 둘러싼 평지의 나성(羅城)과 배후의 방어용 산성(山城)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구려의 발상지인 혼강유역에는 오녀산성(五女山城)과 하고성자성(下古城子城)이 남아 있는데, 이곳이 고구려 초기의 도성(都城)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기 도성의 모습은 집안시내에 위치한 국내성(國內城)과 환도산성(丸都山城)을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평지성인 하고성자성과 국내성은 평상시 왕이 기거하던 곳이며, 깎아지를 듯한 험준한 산과 절벽 등 천혜의 지형조건을 이용해 쌓은 오녀산성과 환도산성은 전쟁시 왕과 백성들이 피신해 싸우던 방어용성이다.

이처럼 앞에는 강을 끼고 뒤에는 비탈의 경사가 80도 이상 되는 깎아지른 듯한 곳에 세워진 고구려성들은 저마다 천혜의 요새를 자랑하고 있어 선조들의 건축술에 절로 감탄이 쏟아진다.

당시 대표적인 방어수단이자 생활.문화 공간이었던 산성들은 하나 같이 교통의 요지이자 군사적으로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피의 역사’가 서려 있다.

겨울철 거센 바람이 성터를 휩쓸고 갈 때마다 선조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고구려의 두 번째 도읍지인 국내 지역은 고구려 역사탐방의 필수코스다. 400여년 동안 도읍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도심 전체가 고구려 유적으로 뒤덮여 있다. 동아시아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장군총을 비롯해 광개토왕비, 국내성터, 오회분5호묘, 동구고묘군, 환도산성 등 유적지가 밀집돼 있다.

특히 단동시는 최근 현대적 시설들이 늘어나면서 요동지역의 정치.경제.문화중심지로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반해 압록강 건너 북한의 신의주는 아직 어둠의 땅으로 남아 있어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북한으로 가는 길이 끊긴 압록강단교는 중국인들에게는 운좋은 관광수입원이었지만 그 다리에 선 우리 민족에게는 뼈아픈 과거와 현재를 통감할 뿐이었다.

중국은 드넓은 중국대륙을 지배했던 고구려의 유적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데만 눈독을 들일뿐 보존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 서글펐다.

21세기에 필요한 우리의 시대정신은 고려나 조선의 반도 역사보다 고조선에서 고구려로, 고구려에서 발해로 이어진 만주 역사에 더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

저 넓은 만주 벌판에서 웅혼한 기상으로 말을 달렸던 고구려인의 후예가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고구려문화유적탐사단 글 = 이관식·최지현기자 /사진 =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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