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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틈탄 기획부동산 활개 조짐

‘영농조합법인’위장 땅값 올려 놓고 치고 빠지기
여주 김포 등 맹지 까지 쪼개 팔아 주민 피해 우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수혜지역으로 손꼽히는 여주군, 김포·파주시 등지를 중심으로 숨어들었던 기획부동산이 다시 활개를 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획부동산들이 이름을 지역의 ‘영농조합법인’으로 위장, 주민들에게 접근하면서 여주지역은 ‘맹지’ 조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개발계획에 어두운 토지주들의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관련기사 15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가시화되기 이전에 토지를 매입, 투자가치를 높이는 게 투자자에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자칫 피해를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현지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 기획부동산 활개치나 = “한반도 대운하가 통과하는 수혜지역이예요. 확정되기 이전에 매입해야 최고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니까요.”

지난해 12월 김진현(48·가명)씨는 강남의 한 컨설팅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상담을 통해 여주군 점동면 삼암리 일대의 토지 1천㎡의 계약금을 지불, 투자를 결정했다.

뒤늦게 현장을 방문한 김씨는 컨설팅 회사가 기획부동산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김씨가 계약금을 지불한 토지는 기획부동산이 1만㎡의 토지를 쪼갠 것으로 토지경계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주변에 도로, 수도시설이 없어 집이나 다른 건물도 지을 수 없는 일명 ‘맹지’였다.

용인시 상갈드림공인중개사 우종성 대표는 “김씨가 상담을 해왔지만 계약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며 “전체 1만㎡의 토지 중 1천㎡만 계약한 경우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중에 팔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특히 최근에는 기획부동산과 공인중개사가 연계해 토지쪼개기를 진행하거나 명의를 ‘영농조합법인’으로 바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꾸며 거래를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 토지가격 4배까지 급등 = 여주군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묵환(65·홍문리)씨는 대운하 건설 자체를 원망했다.

주씨는 “기획부동산이 활개치면서 10만원짜리 토지가 4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며 “200명~300명에 이르는 기획부동산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호소했다.

여주군 능서면 신지리와 연하리, 광대리의 경우 기획부동산이 지하철, 신도시 등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낸 이후 가격이 급등했다.

부동산뉴서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기획부동산에서 맹지를 500㎡~1천㎡씩 쪼개 팔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듯하다”고 말했다.

도내 파주·이천시 등도 대운하 건설에 따른 기획부동산 활개를 크게 염려하고 있다.

파주시 일원은 교하신도시를 중심으로 기획부동산이 활개친 이후 검찰에 대거 소환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천시 대웅공인중개사 관계자도 “여주에서 불어오는 기획부동산 바람이 이천까지 옮겨지지 않길 바란다”며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기획부동산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크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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