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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겨울산행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산은 언제 어느 곳으로 올라도 좋다.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쉬엄쉬엄 오르건,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힘차게 오르건, 우정을 다지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한 몸이라 할 정도로 밀착해 사뿐사뿐 걷건, 등산모임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깃발을 들고 행군하듯 씩씩하게 오르건, 정상에 올라 “야호!”를 외치건, 침묵으로 일관하건, 정상을 정복한다는 개념은 아예 버리고 신체조건이 허락하는 정도로만 오른 채 되돌아오건 간에 산은 인간의 벗이요, 흘린 땀만큼 보람을 주는 스승이다. 겨울에 산을 오르는 사람은 일단 강자(强者)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겨울산행은 수은주가 영하로 많이 내려갈수록 인내와 스릴을 안겨준다. 살을 에는 추위는 인간을 위축시키며 따뜻한 곳에 묶어둔다. 그러나 혹독한 추위를 무릅쓰고 산을 오르는 사람은 시련에 맞서 그것을 이겨내는 선구자라 할만하다. 겨울산은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에게 산 아래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포근한, 시간이 흐를수록 화끈한 보답을 해준다. 추위와 더위가 하나임을 겨울산은 가르쳐준다.

폭설이 내리고 강추위가 계속되는 최근 산에 올랐다가 미끌어져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은 사람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오후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촌리 주흘산 부봉(해발 960m) 정상 부근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 겸 춘추관장 박영환(58)씨가 20여m 아래로 추락해 숨진 것을 비롯해 북한산과 오대산 등에서도 사람이 죽거나 조난했다.

필자도 20여 년 전 얼어붙은 북한산을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오르다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순간 바위틈에 자란 나뭇가지를 붙잡고 텀블링하듯 올라와 살았지만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10여 분 동안 걷지 못한 경험이 있다.

겨울철 암벽등반은 가장 위험하다. 겨울산행인은 두꺼운 옷, 아이젠, 자일, 나침반, 지도, 휴대전화를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겨울은 산행에 가장 위험한 계절이므로 위험하거나 힘이 드는 코스는 피해야 한다. 조난한 경우 휴대전화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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