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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혹한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전이 한창인 지난 1일 민주당의 유력한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군중 앞에서 연설하면서 “겨울 강추위 때문에 말 그대로 얼어 죽은 사람이 3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청중들은 ‘러시아에서 일어난 일인가?’하고 의아해 했다.

미국의 최북단 알라스카에도 러시아에도 대규모 동사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힐러리가 강행군 때문에 피로해 실언을 한 것으로 사람들은 짐작했다.

그러나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지는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320㎞ 떨어진 ‘구강’이라는 외딴 마을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46명이 동사된 채 발견됐다고 평양발 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평양 주재 중국 외교관이 구강 마을 사건을 확인해 줬다고 밝히고 올 겨울 혹한으로 이미 북한 인민 300여명이 얼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다. 1990년대에는 1년에 200만명 이상 굶어죽은 북한 사회가 동사자까지 내고 있으니 과연 북한 정권의 선전대로 ‘인민의 낙원’인지 ‘인민의 지옥’인지 세계인들에게 물어야 할 판이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5시 경기 중북부와 강원 영서지역에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24일 대관령은 영하 17도, 서울은 영하 10도를 기록했다. 칼바람이 강하게 분 곳에서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곤두박질했다.

시베리아 쪽에 중심을 둔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강한 북서풍과 함께 휘몰아친 한파는 북한 지역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할 것은 틀림이 없다. 한파가 닥치면 노숙자나 냉방에서 사는 영양실조자, 노약자들은 동사할 확률이 높아진다. 시민들은 외출할 때 두터운 겨울옷을 입고 얼굴을 보호해야 안전하다. 고혈압 환자들은 갑자기 찬바람을 맞으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

최근 며칠 동안 70cm 이상의 폭설이 내린 대관령을 지나는 차들은 결빙과 한파의 이중고를 극복해야 한다. 배를 곯지 않고 등에 조금이나마 온기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추위를 불평하지 말고 노숙자들이나 북한 인민들의 건강을 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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