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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개월만에… 모레가 생일인데… 유가족들 오열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눈물바다… 국방장관·정치인 조문행렬

헬기추락으로 순직한 정재훈(33) 대위 등 군장병 7명의 시신이 안치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은 비보를 듣고 찾아온 유가족들의 오열로 눈물바다가 됐다.

사고소식을 접한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장례식장에 찾아와 가족의 죽음에 대해 통곡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사고발생 9시간30여분만에 양평군 용문산 인근에서 수습된 장병들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45분쯤 헌병차의 호위아래 군앰뷸런스에 실려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유가족들은 숨진 장병들의 시신을 지켜보다 자리에 주저앉았다.

결혼 4개월여만에 운명을 달리한 국군철정병원 마취과 군의관 정재훈 대위의 아내는 임신한 몸을 이끌고 어렵사리 장례식장에 찾아와 남편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훔쳤다.

오는 10월 전역을 앞두고 사고를 당한 응급실 의무병 김범진(22) 상병의 어머니는 하얀 천에 덮혀 운구되는 아들의 시신을 바라보며 “내 아들이 눈도 못감고 떠났다. 모레가 우리 아들 생일인데 아무 것도 못해주고 이렇게 보내서 어떡하냐”며 통곡했다.

김 상병은 평소 성실한 군복무와 더불어 환자들에게도 항상 친절을 베풀어 지난해 병원내 친절병사로도 선발됐으며 3일 뒤 특별외박이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출산휴가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한 간호장교 선효선(28) 대위의 시어머니 이영자(54) 씨는 “근무가 끝나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안부전화를 했던 며느리가 어제 저녁에는 10시쯤 전화를 걸어와 ‘당직을 서느라 전화가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하루 아침에 엄마를 잃은 우리 손녀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사고헬기에 승무원으로 탑승한 이세인(22) 상병은 거제대 선박건조과에 다니다 아버지의 정년퇴임전 학자금을 받기 위해 일부러 1년 늦게 군에 입대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상병의 어머니는 “일년만 늦게 군대가면 대학등록금을 아낄수 있다던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등록금 때문에 사고를 당한 것 같아 가슴이 더 찢어진다”고 오열했다.

한편 이날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순직한 군장병들의 시신이 모두 운구된 뒤에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지 않아 유가족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했으며 뒤늦게 준비된 합동분향소에는 국방부 수뇌부와 정치인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장수 국방장관과 이상휘 합참의장 등 군 수뇌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았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나경원 대변인, 프랑스대사관 알렝나스 대령 등 각계 인사들이 속속 도착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20일 육군 204 항공대대 소속 헬기(UH-1H) 추락사고로 순직한 7명의 군장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유가족이 영정사진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조병석기자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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