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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철강산업, 이대로 좋은가?

해외 기업 합병·환경규제 등 난항
국내 제철소 특단 산업정책 시급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푸대접 받던 철강산업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급성장 때문이다. 1970년부터 30년 동안 약 1억 톤 증가했던 세계 조강생산량이 최근 매년 1억 톤씩 증가했고, 인도 등 여타 신흥국의 발전으로 조강생산량의 증가는 멈추질 않고 있다.

철강산업이 최고의 이익을 기록하며, 국가산업의 주역으로 국가경제의 견인 역할을 되찾고 있다. 호황의 철강산업은 그 이면에 자본논리로 기존제철소를 매수해 호황의 과실을 독점하려는 신흥철강세력의 적대적 M&A 와 원료공급사의 횡포, 그리고 강한 환경규제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976년 인도네시아에서 스크랩 업을 하던 미탈 씨가 1989년에 카리브 해의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국영철강회사를 매수하고, 그 후 구 공산권의 폴란드,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카자흐스탄 등에 있던 파탄 직전의 관영 제철소를 매수, 민간 경영기법을 동원해 단기간에 흑자로 재생시켰다. 2005년, 북미 굴지 제철소 ISG를 약 5조원으로 매수해 생산량 세계제일의 철강회사가 됐다. 2006년 유럽 굴지 철강회사 아루세롤 매수를 통고하고, 격한 공방 끝에 약 40조원으로 매수를 합병해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 아루세롤 미탈을 탄생시켰다. 그는 다음 목표가 아시아라고 공언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 미탈 씨는 무서운 존재가 됐다. 2007년 봄 국제철강협회의 업무로 인도를 방문한 신일철 미무라 사장을 그의 저택에 초대했다. 미무라 사장은 신일철의 매수제안을 걱정했지만, 합병 전 아루세롤에 공여했던 고급 강 기술을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는 협의로 끝이나 안도했다고 한다.

그 후 신일철 경영진은 이런 걱정거리를 NHK의 다큐멘터리로 공개해, 적대적 M&A에 직면한 신일철의 위기감을 일본전체가 공유하도록 했다. 신일철은 기술제휴와 신뢰관계로 POSCO 등 타 철강회사들과 주식을 교환해 우호주주를 늘리며 미탈의 노골적인 M&A에 방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시아 철강산업은 자원전쟁으로 또 한번 시달리고 있다.

철광석과 원료탄이 지난 3년 동안 값이 3배로 뛰었다. 세계 제1의 원료공급사인 호주 BHP가 제2의 리오데인드를 인수하려 교섭하고 있다. 원료의 반 이상을 이 두 회사에 의존하고 있는 POSCO와 신일철은 앞 뒤에 적을 두고 있다.

환경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감축의무이다. 철강업은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증산이 불가능하고, 해외에서 거액으로 배출권을 구입해야 할 형편이다. 자국에서 철강을 증산하고, 배출권을 매각할 수 있는 신흥국과의 불공정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인도사람인 미탈 씨는 신흥국 인도에서는 철강을 한 톨도 생산하지 않고, 제철소를 건설한 경험도 없다.

하지만 본사는 네덜란드, 중심거점은 영국과 미국, 제철소는 10개국 이상에 두고, 매년 1억1천8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을 경영하는 50조원을 가진 세계 5위의 부호가 됐다. 이제 ‘철은 국력이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POSCO는 40년 전 1인당 국민소득 200여 달러일 때, 연산 103만 톤 제철소를 톤당 250달러로 건설 조업해 그 수익금으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증설, 세계적인 철강기업이 됐다. 지금은 인도와 베트남에서 제철소건설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 말 현대차 그룹이 실패한 한보철강을 인수해 당진 제철소를 착공했다. 뒤늦게 국내에 제철소를 건설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현대차 그룹은 자동차산업의 당면 문제를 집중 해결하고, 벌려놓은 철강산업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철강산업과 자동차산업 모두 살아남는 국가 산업정책이 절실하다. 21세기 무한경쟁에서 업종간의 협력과 제휴는 불가피하다. POSCO와 현대차의 대책은 무엇인지, 경제 살리기를 제일의 과제로 앞세운 이명박 정부의 산업정책은 무엇이며, 그 중 철강산업 정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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